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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국방부 사드 추가 반입, 의도적 누락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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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국방부 사드 추가 반입, 의도적 누락 확인”

입력
2017.05.3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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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초안 ‘6기 캠프 보관’ 문구 최종본에 삭제

추가설명 요구 후 인지한 정의용 실장 사실 확인에

“그런 게 있었느냐?”는 한민구 장관 답변 논란

“공직기강 해이 넘어 국기문란”이란 비판 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6일 경기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2017 통합화력격멸훈련을 참관 후 한민구 국방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6일 경기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2017 통합화력격멸훈련을 참관 후 한민구 국방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국방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추가 반입 보고 누락 사건이 정권 교체기 국기문란 사건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청와대는 31일 “국방부가 사드 4기의 추가 반입을 의도적으로 누락했다”고 자체 조사 결과를 공개한 뒤,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경위를 조사했다. 대선 기간 중 사드 배치ㆍ반입을 주도한 박근혜 정부 외교ㆍ안보라인에 대한 겨냥한 조치여서 이번 파문이 전ㆍ현 정권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공개한 보고 누락 과정은 공직기강 해이의 결정판이나 다름없다. 국방부는 25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 당시 사드 추가 반입을 누락한 데 이어 26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보고할 때도 관련 사실을 감췄다. 윤 수석은 “실무자가 당초 작성한 보고서 초안에는 ‘6기 발사대 모 캠프에 보관’이란 문구가 명기돼 있었으나 수 차례 강독 과정에서 문구가 삭제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가 정 실장에게 제출한 보고서에는 ‘6기’, ‘캠프명’, ‘4기’, ‘추가 반입’ 등의 문구가 모두 삭제된 채 ‘두루뭉술하게’ 한국에 전개됐다는 취지로만 표현했다는 설명이다.

국방부가 최종 보고서에 사드 추가 반입을 누락시킨 이유에 대해서는 청와대도 ‘조사 중인 사안’이란 이유로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 여권에서는 사드 자료를 새 정부에 일절 넘기지 않는 김 전 실장과 정권 교체시기 ‘사드 알박기’의 흔적을 지우려는 한 장관의 국기문란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국방부의 과도한 비밀주의가 빚은 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 국가 안보와 관련한 비밀을 보고하지 않은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30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사드 추가 반입 사실을 누락한 국방부 보고와 관련해 청와대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30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사드 추가 반입 사실을 누락한 국방부 보고와 관련해 청와대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더구나 청와대가 설명한 한 장관의 행보를 두고는 ‘어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윤영찬 수석에 따르면 26일 국방부의 청와대 안보실 보고 직후 이상철 안보실 1차장이 보고에 참석했던 관계자 한 명을 사무실로 따로 불러 세부 내용을 확인하던 중 추가 반입 사실을 인지했다. 이 1차장은 27일 정 실장에게 이를 보고했고, 정 실장은 28일 한 장관과의 오찬에서 “사드 4기가 들어왔다면서요?”라고 물었으나 한 장관은 “그런 게 있었습니까?”라고 반문했다고 한다.

한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 실장과의 오찬 발언에 대해 ‘뉘앙스 차이’임을 언급하고 “서로 주고 받은 것을 이해하는 수준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보고 누락과 관련해선 “지시한 적이 없고 지시할 일도 아니다”고 답했다. 그러나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 장관이 반어적으로 대답할 사안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청와대는 국방부가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에 대한 의도적인 보고 누락은 물론 사실 확인까지 거부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란 입장이다. 이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전 실장과 한 장관에 대해 청와대가 아닌 모처에서 경위를 파악하는 등 조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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