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여명 부상…출근길 테러로 인명피해 커
대사관 건물 유리창도 파손
IS “우리가 배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외국 공관 밀집 지역에서 차량을 이용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80명이 사망하고 현장으로부터 700여m 떨어진 아프간 주재 한국 대사관 건물이 일부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한국 대사관 직원들은 폭발 직후 건물 지하로 모두 대피해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3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5분쯤 대통령궁과 주요 외국 대사관 밀집 지역 사이에 위치한 카불 시내 잔바크 광장에서 차량에 실린 폭탄이 폭발, 90명이 사망하고, 400여명 이상이 다쳤다.
출근 시간 시내 중심지에서 대형 폭발물을 장착한 차량이 폭발하면서 인명 피해가 컸다. AP통신은 “도로가 통근자들로 가득한 상황이었는데 교차로 가까운 곳에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전했고, APF통신은 “1,500 ㎏에 달하는 폭발물을 탑재한 급수차가 사용됐다. 폭발 직후 화력으로 인한 7 m 깊이의 구멍이 생겼을 정도”라고 보도했다.
폭발 지점은 한국 대사관을 비롯, 독일, 영국, 캐나다, 중국, 인도, 터키 대사관 등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 외국인 인명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 일본 대사관 직원 2명은 유리가 깨지는 과정에서 경상을 입기도 했다. 폭발 현장으로부터 100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인도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창문과 문이 부서질 정도의 대형 폭발이었다”고 전했고,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대사관 직원 중 다친 사람은 없지만, 폭발 당시 대사관 건물이 심하게 흔들렸고 상당수의 유리창이 파손됐다”고 언급했다.
누구를 타깃으로 한 테러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진 게 없다. 이런 가운데 아프간1TV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자신들이 테러 배후라고 자처했다고 보도했다. 반군 세력인 탈레반 측은 “이번 폭발과 우리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앞서 외신들은 이번 테러를 탈레반 또는 IS의 소행으로 추정했다. BBC는 “최근 공격의 배후에는 탈레반 또는 IS가 있었으며, 특히 지난달 탈레반이 춘계 공세(spring offensive)가 시작됐음을 알린 바 있어 탈레반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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