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도 내년 림팩훈련도 참가
중국 해군의 원양 순방함대가 최근 인도양에서 처음으로 실탄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지난해 말 파키스탄으로부터 인도양 거점항구를 장기임차한 데 이어 이번엔 무력 과시에 나선 것이어서 인도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지난달 31일 중화권 매체들에 따르면 동중국해를 관할하는 중국 동해함대가 29일 인도양 해역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실탄훈련을 펼쳤다. 이번 훈련에는 미사일 구축함 창춘(長春)과 미사일 호위함 징저우(荊州), 종합보급함 차오후(巢湖)가 참여했으며, 이들 함정은 100mm와 76mm 주포로 5해리 떨어진 해상에 설치한 직경 2.5~3m의 부유목표에 실제로 30여발의 포탄 사격을 가했다.
원양함대 지휘관 선하오(沈浩)는 “원양에서 작전 능력을 점검할 목적으로 실탄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당시 훈련해역에는 남서 계절풍의 영향으로 2.5∼3m 높이의 파도가 쳐 함체의 흔들림이 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3일 상하이를 출항한 이들 함대는 180일간 아시아ㆍ유럽ㆍ아프리카ㆍ오세아니아 등지의 20여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필리핀ㆍ베트남을 거쳐 미얀마 방문을 마치고 현재는 합동훈련을 위해 방글라데시 치타공으로 향하고 있다.
대만중앙통신은 중국 해군의 원양함대 파견에 대해 “장래 항공모함 전단의 운용을 위한 기반 구축의 일환”이라며 “중국의 영향력이 인도양까지 확대함에 따라 미국과 인도 등을 자극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실제 중국은 그간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전략의 일환으로 중동ㆍ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위해 인도양 진출에 적잖은 공을 들여왔다. 스리랑카의 콜롬보항 개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몰디브 국빈방문 등에 이어 지난해 11월 파키스탄 과다르항을 43년에 걸쳐 장기임차했다. 동ㆍ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불사하는 것까지 감안하면 태평양ㆍ인도양 동시 진출을 굴기(堀起ㆍ우뚝 섬)의 요체로 보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중국의 움직임은 인도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인도는 중국과의 국경 분쟁이 끝나지 않은 상태인데다 경제ㆍ외교적으로 중국과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입장에선 특히 중국이 파키스탄과 밀접해지면서 인도양 진출을 가속화하는 데 대해 우려가 크다. 인도가 보름 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불참한 이유 중 하나다.
한편, 중국 해군은 원양 군사훈련 강화 차원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내년도 환태평양훈련(RIMPACㆍ림팩)에도 참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1971년 미국 주도로 시작된 림팩은 1990년대부터 격년으로 시행되고 있다. 중국은 1998년부터 옵서버를 파견하다 2014년부터 함정을 파견해 훈련에 참가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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