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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혈증 사망자 급증… “3대 증상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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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혈증 사망자 급증… “3대 증상 기억하세요”

입력
2017.05.3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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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새 사망환자 수 3배 급증

제때 조치하면 90% 이상 회복

보호자들도 알기 쉬운 새 지침

정부기관, 내달 환자들에 배포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고(故) 신해철씨의 사망은 장 수술 중 천공이 발생한 것에서 기인했지만 직접적인 원인은 패혈증이었다. 패혈증은 혈액의 감염으로 단 하루 만에 장기 기능 장해를 동반하고 쇼크에 빠지는 등 치사율이 높은 질병으로 악명 높다. 패혈증으로 사망한 사람은 지난 10년 동안 3배 가량 급증하는 추세다. 정부기관이 이에 대해 “지금까지 초기 대응이 잘 안됐기 때문인데, 새로운 의심 징후 기준에 따라야 한다”라고 지적하고 나서 주목된다. 초기에 제대로 대응만 한다면 사망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패혈증으로 사망한 사람은 2015년 3,045명으로 처음으로 3,000명을 넘어섰다. 2005년 1,151명이었으니 10년 사이에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접수된 패혈증 관련 사건도 2012년 11건(사망 사건 6건)에서 지난해 34건(사망 23건)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도 3월까지 사망 사건이 무려 10건에 달한다.

패혈증 증가는 인구 노령화와 만성질환자의 수명 연장, 내성을 일으키는 항생제나 스테로이드 다량 사용, 감염 통로가 될 수 있는 의료기기(카테터ㆍ인공호흡기 등) 사용 증가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패혈증 치사율은 40%에 이르며 최근 1,2년 사이 국제 의료계는 패혈증의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특히 심부전, 신부전, 호흡부전 등의 유무로 새로운 진단 기준을 정하고, 확진에 앞서 패혈증을 의심해볼 수 있는 징후 기준도 마련했다. 중재원에 따르면 새로운 패혈증 의심 기준은 3가지다. 우선 정신상태의 변화다. 또렷하던 정신이 멍해지고 자극에도 반응이 없으면 일단 의심을 해야 한다. 두 번째는 수축기 혈압 100mmHg 이하, 세 번째는 분당 호흡 수 22회 이상의 가쁜 숨이 의심 기준이다. 이중 2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패혈증을 의심해야 하며 1~3시간 내에 수액(생리식염수)을 투여하면 악화하지 않는 채 시간을 벌 수 있다. 그리고 항생제를 처방하면 된다. 이민호 중재원 상임감정위원(한양대 의대 명예교수)은 “패혈증은 진단이 아니라 의심이 중요하다”며 “시기만 놓치지 않으면 아주 쉬운 질병으로 90% 이상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기존 진단 및 대응기준은 의사들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는데, 새로운 기준은 간호사나 환자 보호자도 쉽게 알 수 있다”며 “알기만 하면 살릴 수 있는데 제대로 홍보가 안돼서 요즘도 중재원에 패혈증 사망 사건이 많이 접수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의료기관뿐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이런 의심 기준에 대해 숙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민호 위원은 “미국, 유럽 등지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패혈증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많은 논의와 노력들이 있었다”며 “우리도 환자 가족이나 병원 등에서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재원은 6월 중 패혈증 대응 교육자료를 만들어 환자단체들에 배포한다. 중재원 교육연구팀 유선경 팀장은 “환자단체와 소비자 단체 등에게 패혈증 의심 및 대응 기준을 담은 자료를 만들어서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진희기자 ri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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