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가 대선 이후 전국 각지에서 이어온 ‘감사 인사’ 행보를 마무리한다. 그는 당분간 외부 노출을 최소화하며 전국 지지기반을 재정비하고 당 분위기 수습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 전 대표는 30일 강원 춘천시를 찾아 도당 관계자들과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대선 패배 원인에 대한 의견을 경청했다. 지난 18일 5ㆍ18 민주화 운동 기념식 참석 직후 광주에서 시작된 그의 감사 인사 행보는 경남ㆍ충청ㆍ강원 등을 거쳐 31일 제주 방문을 마지막으로 종료된다. 안 전 대표는 통상 대선을 패배한 후보가 장기간 해외에 출국한 뒤 시간을 두고 정치적 재기를 노렸던 것과 달리, 정치 휴지기를 두지 않고 국내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왔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여소야대 정국에서 위기를 맞으면 의외로 빨리 재기의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무성했다. 안 전 대표 측은 “감사 인사 이후 아무런 계획을 잡지 않았다”며 “대선 이후에도 전혀 쉬지 않아 당분간 휴식을 하면서 향후 행보에 대한 고민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당 안팎에선 그가 대선 이후 흩어지고 분열된 정치적 자산을 본격적으로 재정비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최근 당내에서 ‘탈 안철수’ 움직임이 노골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의 정치적 지향점인 ‘양당 정치 타파’는 온데간데 없고, 더불어민주당과의 흡수ㆍ통합 의견이 분출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선 패배 후 안철수계로 분류됐던 일부 초선 의원들까지 최근 이탈을 암시하며 각자 행동에 나서는 등 내부 이완현상도 심각한 상황이다.
안 전 대표의 거취를 두고도 전당대회 출마설부터 서울시장 도전설까지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강성 안철수계는 “당의 최대주주인 안 전 대표가 빨리 돌아와 당의 구심점을 잡고 일찍 차기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고, 비주류 측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에 당선돼야 국민의당이 전국적 정당으로 거듭 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안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최근 그와 만났지만, 전당대회나 서울시장 도전 등은 고려하고 있지 않았다”며 “당분간은 전국 각지의 인사들을 비공개로 만나고 의원들과도 접촉해 당의 정체성을 유지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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