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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해커가 ‘제2의 니퍼트’가 될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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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해커가 ‘제2의 니퍼트’가 될 수 없는 이유

입력
2017.05.3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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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의 원년 에이스 에릭 해커. NC 제공
NC의 원년 에이스 에릭 해커. NC 제공

NC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34)는 구단의 1군 진입 첫 해부터 에이스로 자리잡았다. 2013년 NC 유니폼을 입고 처음 KBO리그 무대를 밟은 해커는 처음 2년 동안 승운이 따르지 않는 불운 속에 2015년부터 등록명을 ‘에릭’에서 ‘해커’로 바꾼 뒤 그 해 19승, 지난해 13승을 거뒀다.

5년째인 올해 역시 30일 현재 5승을 수확하며 ‘장수 외국인 선수’의 길을 걷고 있다. 해커의 실력과 리그 및 한국 생활 적응은 거의 완벽하다. 이런 모습만 볼 때는 2011년부터 두산에서 뛰며 ‘니느님’으로 불리는 더스틴 니퍼트(36)의 뒤를 잇는 모범 외국인 선수 사례로 남을 수 있다. 그러나 해커는 그라운드 위에서 종종 돌출 행동으로 주위를 당혹스럽게 한다.

해커는 지난 28일 창원 한화전에서 상대 타자 장민석을 향해 고의로 공을 던졌다. 상황은 이랬다. 해커가 투구 자세를 잡고 공을 던지기 전에 장민석이 타임을 요청했다. 주심은 타임을 받아들였다. 이미 투구 동작에 들어간 해커는 타임이 걸린 상태에서 공을 던져 장민석을 맞혔다.

외국인 투수들은 보통 타석에서 타임을 요청하는 것에 민감하다. 투구 직전에 동작을 갑자기 멈추면 부상 위험이 있기 때문에 연결 동작을 이어가 공을 뿌리는 것이 바람직한데 포수를 향해서가 아니라 타자를 향했다. 야구 관계자들은 “해커가 기분이 언짢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무기가 될 수 있는 공을 타자에게 던졌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민석이 해커를 쳐다보고 심판에게 어필을 한 뒤 충돌 없이 넘어가 일은 커지지 않았다.

지난 28일 해커가 한화 장민석을 향해 공을 던지는 장면. SPOTV 중계화면 캡처
지난 28일 해커가 한화 장민석을 향해 공을 던지는 장면. SPOTV 중계화면 캡처

해커는 2년 전에도 타석에서 주심이 타자의 타임 요청을 받아들이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2015년 창원 두산전에서 오재원이 타임을 요청하자 공을 백네트로 날려버렸다. 해커는 이후 오재원을 1루 땅볼로 처리한 다음 “타석에 들어가라”(Get in the box)고 불필요한 말을 오재원에게 내뱉어 양 팀의 벤치클리어링을 촉발했다. 이 때 더그아웃에서 해커를 향해 공을 던진 두산 민병헌은 KBO로부터 3경기 출전 정지, 유소년 봉사활동 40시간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상대를 향해 공을 던진 해커에 대해서는 조용히 넘어가는 분위기다.

해커는 지난 시즌 구단과 마찰을 일으킨 사례도 있다. 2016년 5월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일주일 정도 휴식을 취하면 복귀할 수 있는 가벼운 부상으로 여겼지만 해커는 두 달 가깝게 쉬었다. 의학적으로도 큰 문제는 없었는데, 선수 본인이 불안함을 느꼈다. 때문에 김경문 NC 감독은 당시 해커에게 크게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측은 2016시즌 후 해커와 결별도 고려했으나 지난 4년간 활약한 점을 고려, 총액 100만달러에 재계약을 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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