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에 지명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통적인 ‘바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해양 수도 부산 출신의 개혁 성향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해수부를 이끌 적임자로 꼽힌다. 김 후보자는 30일 인선 발표 직후 “세월호 사건을 잘 마무리 지으라는 사명을 주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고려대 학생회장 출신으로 당내에서 86그룹(80년대 학번ㆍ60년대생) ‘맏형’으로 꼽힌다. 87년 당시 통일민주당 총재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비서로 정계에 진출했다. YS(김영삼 전 대통령)의 셋째 아들이라 불릴 정도로 김 전 대통령의 총애를 받은 그는 93년 김영삼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 정무비서관을 하며 공직을 시작했다.
김 후보자는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한 뒤 부침을 거듭했다. 초선 시절 국가보안법 개정을 주장했고, 2002년 대선을 앞두고는 미래연대 소속의원들과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주장하며 정풍운동을 벌였으며, 2003년 김부겸 의원 등과 한나라당을 탈당하면서 ‘독수리 5형제’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후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했지만 줄곧 비노(非盧) 인사로 분류됐으며 2007년 대선 때는 창조한국당에 입당했다가 2010년 민주당으로 복당한 뒤 지역주의 타파에 헌신했다. 19대 총선에서 “지역주의를 깨겠다”며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가 부산진갑에서 고배를 마셨고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부산시장 후보를 양보하며 꿈을 미뤘다. 20대 총선에서 부산진구 당선으로 꿈을 이룬 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해운산업 부활, 수산업 보호, 세월호 진상 규명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통솔력과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 속에 지난 1년간 농해수위 상임위원장을 맡아 전문성도 어느 정도 갖춘 셈이다. 그는 인선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해운산업의 전반적 위기가 가장 시급한 해결 과제”라며 “조선산업 불안까지 겹친 전체 해운의 물류 위기를 정상화 시키겠다”고 말했다. 해수부 내부에서는 부처 자체가 해체됐던 아픈 경험을 갖고 있는 만큼 청와대와 소통할 수 있는 정치인 장관 후보자의 지명을 반기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프로필
-부산(55)
-부산동고, 고려대 영문학과
-16ㆍ17ㆍ20대 국회의원, 고려대 총학생회장, 청와대 정무비서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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