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뇌물공여혐의 담당 부서
해외은닉 재산 수사도 집중할 듯
덴마크에서 강제송환 돼 31일 국내에 입국하는 최순실(61)씨의 딸 정유라(21)씨 수사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가 전담한다. 특수1부는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부서여서 포석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9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정씨 사건을 특수1부에 배당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특수1부 검사들은 지난 일요일에도 대부분 출근해 정씨 맞이를 위해 바쁜 하루를 보냈다.
삼성 뇌물 사건과 관련해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최씨, 이 부회장이 모두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 정씨 수사가 사건의 키를 쥐고 있는 최씨를 압박할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것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수사팀장을 맡았던 윤석열 중앙지검장이 특수1부에 이 사건을 배당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정씨 수사가 최씨 국정농단 사건 수사 2라운드가 될 것이란 전망도 없지 않다. 최씨-박 전 대통령의 경제공동체 관계 입증, 삼성-최씨 사이의 뇌물공여 과정과 관련해 정씨의 진술이 재판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은 최씨와 정씨의 유럽지역 도피 자금 출처가 석연치 않다고 보고, 이를 캐는데도 화력을 쏟을 예정이다. 독일과 스위스로 추정되는 최씨의 해외은닉 자금과 관련해서는 제대로 드러난 게 없다. 특수1부는 ▦이화여대 입시 및 학사 관련 업무방해 혐의 ▦삼성 측의 정씨 승마지원 명목 뇌물 제공 등 정씨의 기본 혐의 외에도 ▦최씨의 해외 은닉 재산과 관련해 알고 있는 내용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방침이다.
수사 진행은 속도전 양상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최씨 사건을 수임한 이경재 변호사가 정씨 사건도 담당해 최씨의 진술내용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그 동안 버티기로 일관했던 정씨의 돌연한 귀국 결정이 심경의 변화에 따른 것일 수 있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삼성 뇌물 재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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