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동조 싫다” 수모
미국 공화당의 1인자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중학생들에게 제대로 수모를 당했다. 학생들은 그가 “국가보다 당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며 사진 촬영을 거부했다.
28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뉴저지주 사우스오렌지 중학교 학생 218명은 25일 워싱턴으로 수학여행을 왔다. 라이언 의장은 당시 의사당 밖에서 학생들과 만났고,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할 시간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수십명이 동의하지 않아 학생 전체와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학생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동조하는 공화당의 행태를 문제 삼아 라이언 의장의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튜 말레스피나(13)는 “공화당이 추진하고 있는 트럼프케어 등 각종 정책에 반대해 사진 촬영에 응하지 않았다”며 “라이언 의장은 국가보다 당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소피아 크레이커(14)도 “라이언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을 따르고 있어 거리를 두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른 친구들이 사진을 찍는 동안 길 건너편에서 지켜 봤다.
라이언 의장 측은 “의사당에서 학생들을 환영할 기회를 갖는 것을 항상 감사히 여기고 있다”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26일 한 학생과 손바닥 인사를 하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 신문은 “학생들에게 수학여행을 기억할 또 다른 이유가 생겼다”면서 “라이언을 겨냥한 신랄한 모욕이었다”고 평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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