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 역사상 가장 흥미진진한 시리즈가 펼쳐진다. 양 콘퍼런스의 ‘특강’으로 2016~17시즌을 지배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3년 연속 리매치다.
1946년 출범한 NBA 파이널에서 3년 연속 동일 대진이 성사되기는 71년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2014~15시즌은 골든스테이트가 4승2패로, 2015~16시즌에는 1승3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클리블랜드가 4승3패로 뒤집고 드라마틱한 우승 반지를 끼었다.
올 시즌에도 두 팀의 경쟁자를 찾기 어려웠다. 정규리그 서부콘퍼런스 1위팀이자 올 시즌 최고 승률(0.817) 팀인 골든스테이트는 플레이오프에서도 단 한 번의 패배를 용납하지 않았다. 전승(12승) 파이널 진출은 골든스테이트가 처음이다. 클리블랜드도 보스턴과 콘퍼런스 결승 3차전에서 108-111로 져, 플레이오프 10연승에서 잠시 제동이 걸렸을 뿐 나머지 경기는 모두 이겼다. 특히 2차전에서는 130-86, 44점 차로 승리했는데 정규리그 우승팀인 보스턴은 역대 1번 시드 팀 가운데 플레이오프 최다 점수 차 패배의 불명예를 썼다. 클리블랜드는 동부콘퍼런스 2위로 플레이오프에 나섰지만 보스턴을 ‘어린애 손목 비틀 듯’ 집으로 돌려보내며 단기전의 최강자다운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세 번째 정상 대결의 중심에 다시 선 주인공은 르브론 제임스(33ㆍ클리블랜드)와 스테판 커리(29ㆍ골든스테이트)다. 제임스는 마이애미 히트(2011~14년) 시절부터 올해까지 7년 연속 파이널에 진출한 ‘타짜’다. 특히 이번 플레이오프 평균 득점(32.5점)은 7년 중에서도 가장 높을 정도로 완숙미가 절정에 이르렀다. 보스턴과 결승 5차전에서는 35점을 넣어 플레이오프 통산 5,995점을 기록하며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5,987점)이 보유했던 이 부문 최고 기록도 갈아치웠다. 5점만 더 보태면 플레이오프 통산 6,000득점의 금자탑을 쌓는다. 어지간한 선수는 정규리그 통산 득점으로도 어려운 수치다. 제임스의 도우미는 ‘삼각편대’로 불리는 카이리 어빙(25), 케빈 러브(29)다. 어빙은 신기의 드리블과 정확한 외곽슛을 겸비한 최고의 2인자다. 지난 시즌 파이널 7차전에서도 제임스에게 수비가 집중되는 사이 장거리 결승 3점슛을 터뜨려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에 맞서는 커리는 지난 시즌 3점슛 하나로 NBA 무대를 평정한 ‘슛도사’다. 올 시즌에는 러셀 웨스트브룩(29ㆍ오클라호마시티)의 트리플더블 행진에 가려 덜 주목 받았지만 여전히 골든스테이트 화력의 최전방에 서 있다. 다만 지난 시즌에는 외로운 ‘원톱’으로 클리블랜드의 ‘삼각 편대’와 싸워야 했다면 올 시즌에는 케빈 듀란트(29)라는 걸출한 짝꿍의 가세로 우승을 자신하고 있다.
2014년 득점왕이자 최우수선수(MVP) 출신인 듀란트는 올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경기 평균 21득점으로 커리의 공격 부담을 덜어줬고, 장신(211㎝)을 앞세워 수비에서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시카고 불스의 간판스타 드웨인 웨이드(35)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번 리매치는 농구 팬만 누릴 수 있는 권리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NBA의 별들도 주목하는 두 팀, 두 농구천재의 세 번째 대결은 다음 달 2일(한국시간)부터 7전4선승제로 치러진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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