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인공지능(AI)이 일자리의 일부를 대체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동시에 더 많은 취업 기회가 생겨날 것이다.”
2010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69) 런던 정경대학 교수는 27일 한국고등교육재단과 푸단대가 공동으로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한 국제학술대회 ‘상하이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아시아와 세계: 새로운 동력, 새로운 구조, 새로운 질서’를 주제로 한 포럼에서 그는 기계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게 될 테지만 새로운 경제체계 아래에서 다른 일자리 수요가 생겨나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역설했다.
앞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공동으로 조사해 지난달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현대인의 일자리 가운데 기술적으로 로봇이 대신할 수 있는 비율은 2,069종의 업무 가운데 710종으로 34%에 달했다. 이와 관련 피사리데스 교수는 “로봇과 AI의 발전에 따라 일자리가 감소하는 것은 필연적”이라며 “다만 건강, 교육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들이 대거 생겨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선진국들은 2050년쯤 고령화의 정점에 이를 것”이라며 “앞으로 15~20%의 인구가 헬스케어 영역에서 일자리를 찾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한국의 사례를 거론하며 미래 헬스케어 부문의 일자리 증가를 예견했다. 피사리데스 교수는 “한국은 헬스케어 분야에서 일자리 비중이 2000년만 해도 2%에 그쳤지만 지금은 6%에 달한다”며 “현재 2%의 인구가 이 영역에서 종사하고 있는 중국도 한국과 비슷한 추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사리데스 교수는 키프로스 출신으로 영국 에식스대와 런던 정경대에서 각각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영국 사우스햄턴대를 거쳐 1976년부터 런던 정경대에서 노동경제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0년 일자리가 있는 상황에서 왜 많은 사람이 실업 상황에 놓이는지, 경제 정책이 실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지 등에 대한 연구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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