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끼리 4~5월에 휴가 집중
비교적 가까운 동남아 선호
“TV예능, 취미생활에 영향”
회사원 김종희(51)씨는 지난 18일 친구들과 2박 3일 일정으로 전남 완도 여행을 떠났다. 그는 당초 여행 계획이 없었지만 “모처럼 남자들끼리 바람이나 쐬고 오자”는 학교 동창의 제안에 마음이 움직였다. 과감히 휴가를 낸 김씨는 “오랜만에 친구들과 옛날 생각을 하며 여행을 다녀오니 스트레스가 확 풀렸다”고 말했다.
이처럼 친구들끼리 패키지여행을 떠나는 중년 남성들이 늘고 있다.
종합온라인쇼핑몰 AK몰은 올해 1월부터 지난 21일까지 패키지여행 상품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40ㆍ50대 남성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무려 231% 늘어났다고 29일 밝혔다. 2015년(-37%)과 지난해(-52%) 2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40ㆍ50대 남성의 패키지여행 상품 판매량이 올해 급성장한 것이다. 특히 40대(201%) 보다 50대(840%) 판매율이 급증했다. 시기별로는 6월에 이른 여름휴가를 떠나는 ‘얼리 버드’ 휴가족의 증가로 4~5월 판매량이 전체 판매량의 79%를 차지할 만큼 집중됐다. 40ㆍ50대 남성들이 예약한 패키지여행 행선지는 주로 싱가포르, 마카오, 홍콩 등 저렴하면서도 비교적 가까운 동남아시아였다.
중년 남성이 구매한 여행 관련 상품도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AK몰에서 40대 남성들이 작년보다 많이 구매한 상품들은 드론 카메라(716% 증가), 보스턴백(바닥이 직사각형인 여행용 손가방ㆍ127%), 기내용 캐리어(24%) 등이었다. 50대 남성은 액션캠(261%), 셀카봉(361%), 보스턴백(746%), 중대형 캐리어(14%) 등을 작년보다 많이 구매했다.
항공권 판매에서도 중년 남성의 패키지여행 선호현상이 나타났다.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20ㆍ30대는 자유여행 위주의 ‘혼행(혼자 떠나는 여행)’ 패턴이 두드러졌지만, 40ㆍ50대 중 혼행 비율은 크게 낮았다. 특히 혼자 떠나는 40ㆍ50대 남성 비율(3.2~7.2%)은 여성(7~13.1%) 보다도 훨씬 낮았다.
중년 남성들의 패키지 여행 증가는 최근 출연자들의 단체 여행을 다룬 방송 프로그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AK몰 관계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자유여행객이 급증하면서 주춤했던 패키지여행이 최근 TV예능 등을 통해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취미생활에 아낌없이 투자하며 삶의 방식을 적극적으로 바꿔나가는 중년 남성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K몰은 이른 여름휴가를 준비하는 고객들을 겨냥해 여행가방 상품전 ‘트래블 리포트’를 다음달 15일까지 진행한다. 아메리칸투어리스터, 리뽀, 빈폴ACC, 만다리나덕 등의 여행용 캐리어와 파우치, 여권지갑 등 여행관련 상품을 10~15%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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