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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 '韓과 질긴 인연' 피구가 되지 못한 황금세대 페이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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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 '韓과 질긴 인연' 피구가 되지 못한 황금세대 페이세 감독

입력
2017.05.2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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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밀리오 페이세 감독/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26년 전 20세 이하(U-20) 남북단일팀은 3만8,000명이 운집한 포르투갈 리스본의 에스타디오 다 루스에서 전반 42분 레프트백 파울로 토레스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0-1로 졌다. 조 1위 결정전에서 분패한 단일팀은 이후 브라질과 8강전에서 1-5로 무릎을 꿇은 반면 포르투갈은 거침없이 내달려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포르투갈을 이끌던 에밀리오 페이세(44)는 대회 최우수선수(MVP)에게 주는 골든볼을 수상했다. 루이스 피구, 후이 코스타, 주앙 핀투, 아벨 샤비에르 등으로 구성된 포르투갈 황금세대의 탄생이었다.

그 핵심 멤버이던 페이세가 26년 뒤 감독으로 한국 땅을 밟아 1991년 이후 첫 우승에 도전하고 있어 흥미롭다. 한국 축구와 질긴 인연이다. 페이세의 포르투갈은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 외나무다리에서 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한국과 맞닥뜨린다.

1973년생인 페이세는 황금세대로 각광받았지만 정작 프로에서는 피구나 코스타만큼 꽃을 피우지 못했다. 포르투갈 명문 스포르팅 리스본 유스 팀에서 성장한 그는 1995년 피구와 포르투갈 FA컵인 '타사 드 포르투갈' 우승을 이끈 것이 선수생활의 정점이었다. 그 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세비야FC로 이적했으나 실패를 맛보고 돌아온 뒤 예전 기량을 되찾지 못했다. 페이세는 포르투갈 3대 명문 리스본, FC포르투, 벤피카에서 모두 뛴 몇 안 되는 선수 중 하나라는 기록을 남기고 지난 2004년 그라운드를 떠났다.

지도자로 변신한 건 2008년부터다. U-16 대표팀에 코치로 합류한 이후 차근차근 경력을 쌓았다. 2015년 U-20 대표팀 사령탑에 올라 2년간 조직력을 다졌다. 이번 FIFA U-20 월드컵의 예선격인 2016년 유럽축구연맹(UEFA) 유러피언 U-19 챔피언십에서 4강에 올라 본선 티켓을 땄다.

피구가 되지 못한 페이세는 과거 못 다 이룬 영광을 대표팀 감독으로 누리려 하지만 그의 앞에는 34년 만에 대회 4강 신화 재현을 노리는 대한민국이 버티고 있다. 상황은 1991년과 180도 달라져 있다. 이번에는 신태용호가 홈 이점을 안고 있는데다 조별리그 경기력만 보면 간신히 16강을 밟은 포르투갈에 밀릴 게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인 페이세 감독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울리 슈틸리케(63ㆍ독일) 감독처럼 점유율 축구를 선호한다. 조 2위를 결정지은 이란전에서 포르투갈은 뛰어난 발 기술을 바탕으로 64%의 높은 점유율과 공격 축구를 구사했다.

페이세 감독은 전술 변화에도 능하다. 대체로 4-3-3 포메이션을 선호하는데 상황에 따라 투톱으로 전환하고 좌우 풀백을 높은 위치까지 전진시키는 4-2-4 포메이션을 꺼내든다. 용병술도 경계해야 한다. 역전승이 나온 이란전에서 1-1이던 후반 28분 교체 투입된 알렉산드리 실바가 결승골을 터뜨렸다.

페이세 감독은 "홈 이점을 안은 한국은 강하고 어려운 팀"이라면서도 "우리는 이미 수많은 상황을 겪었다. 이젠 싸울 준비가 됐다. 16강전에서 가능한 모든 것을 시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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