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결산을 하는 국내 기업들이 지난해 실적으로 바탕으로 주주에게 지급한 현금배당액은 21조원에 달하고 이 가운데 외국인이 9조원 가량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12월 결산법인 중 현금배당을 한 회사는 작년보다 59개사가 늘어난 1,032개사로 전체 배당금은 21조4,365억원에 달했다. 전체 배당금 증가율(10.2%)은 외국인 주주 배당금 증가율(18.9%)에 못 미친다. 업종별로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반도체 관련 업종이 22.1%로 가장 많고, 금융지주회사(6.2%), 자동차(5.8%), 전기업(4.8%), 전기통신업(4.7%) 등 순이다.
결산법인 중 외국인 실질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한 회사는 1,019개사로 전년(970개사)보다 49개사가 증가했다. 배당금 총액도 전년(7조3,919억원)보다 18.9% 늘어난 8조7,923억원이다. 4조원 수준이던 2012년과 비교하면 4년 새 2배 이상 늘었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8조6,48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443억원이 외국인의 몫이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에게 가장 많은 배당금을 지급한 회사는 삼성전자로, 배당금은 2조3,906억원에 달했다. S-Oil(4,923억원), 신한지주(4,612억원), 현대차(4,210억원), 한국전력(3,907억원)이 뒤를 이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지에스홈쇼핑(169억원), 한국기업평가(73억원), SK머티리얼즈(59억원) 순으로 외국인에게 많은 배당금을 지급했다.
외국인에 대한 현금배당이 늘어난 것은 최근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수세와 관련이 깊다. 지난해 외국인은 12조원 이상 순매수했다. 올 들어 벌써 8조원가량 순매수하고 있어 앞으로도 외국인에게 돌아가는 배당금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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