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명령 누가했나” 시끌
靑 “기간 끝나 돌아가라한 것”
당청 불협화음 논란에 없던 일로
“靑 인선 끝나면 협력체계 구축”
추 대표는 당청관계 주도 의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 불거졌던 당청 갈등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정권 초부터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인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해 당청 모두 자중하는 분위기였지만 논공행상 문제를 놓고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24일 여권 내부에서는 문 대통령 취임 직후인 10일부터 청와대에 지원 나갔던 당직자 6명의 더불어민주당 복귀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특히 복귀 명령의 주체를 두고 ‘당이다. 아니다 청와대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당청간 불협화음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당청은 즉각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2주간 파견 기간이 지나서 23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원칙대로 (당으로) 돌아가라고 파견자들에게 지시한 것”이라며 “특별히 (당청간) 감정싸움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관계자도 “당직자들의 출장 기간이 종료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와중에 청와대에서 먼저 복귀 지시가 내려와 당직자들이 돌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권 안팎에서는 논공행상을 둘러싼 당청 갈등이 파견자 복귀 문제로 표출된 것이라는 얘기가 파다했다. 당에서는 당청간 긴밀한 공조를 위해 청와대 비서관과 행정관 등 실무 보직 중 일정 비율을 당 몫으로 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청와대에서 난색을 표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에서 (청와대 보직의) 정원을 요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당쪽 생각도 있지만 우리도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니 조율을 해봐야 한다”고 입장 차를 시사했다. 당 관계자도 “청와대 파견 문제를 놓고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이라면서 “당청간 소통을 통해 원만하게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인사추천위원회 설치 문제로 홍역을 치렀던 추미애 대표도 당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당청 관계에 다시 고삐를 죄기 시작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추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은 문재인호를 민심의 바다에 띄우며 언제든지 국민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하는 민심 향배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며 “청와대 인선이 마무리되는 대로 긴밀한 당청관계를 위해 당청을 아우르는 실무협력체계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뒷받침을 하되 당이 중심이 돼 당청 관계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파열음이 터져 나오자 ‘조율중’이라고 진화에 나선 양측은 결국 6명을 청와대로 원대복귀 시키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청와대에 파견하는 당직자들은 순환보직 형태로 교환하며, 당에서 2배수를 추천하면 청와대가 최종 인선하는 형태다. 양측은 “서로 오해가 풀렸다”는 입장이지만, 당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주도권을 가진 집권 초기에 당 역할을 강조하다 보면 자칫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성환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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