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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트럼프 잘 다루려면 MB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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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트럼프 잘 다루려면 MB 배워라”

입력
2017.05.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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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지 말고 미리 학습 중요”

1979년 박정희ㆍ카터 회담 ‘최악’

2011년 미국 워싱턴 인근 한식당에서 수행원들과 만찬을 나눌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1년 미국 워싱턴 인근 한식당에서 수행원들과 만찬을 나눌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한국일보 자료사진.

4대강 사업 정책감사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성공적 관계를 설정하려면 김대중 전 대통령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본받아야 한다는 게 미국 전문가들의 판단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소리(VOA)는 24일 역대 한미 정상회담을 심층 분석한 결과, 다음달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에 앞서 문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은 실패사례, 이 전 대통령은 본받아야 할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보도했다.

VOA는 “(햇볕정책을 펴던) 김 전 대통령이 2002년 갓 취임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여기고 너무 서두르다가 관계가 오히려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반면”진보 성향의 버락 오바마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명박 정부와의 대북정책 충돌 우려가 있었지만, 양국관계는 최상으로 유지됐다”며 문재인 정부는 이런 사례들을 미리 학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관계자도 “정치 성향은 엇갈렸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은 고학으로 대학을 졸업한 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와 대통령까지 오른 이 전 대통령에게 우호적 태도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VOA와 인터뷰에서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들은 1952년 이승만ㆍ아이젠하워 회담 이후 총 63차례 이뤄진 역대 정상회담 가운데 1979년 지미 카터ㆍ박정희 대통령 회담을 최악의 만남으로 평가했다. 기밀 해제된 당시 정상회담 문서에 따르면 동맹이 아닌 적국(敵國) 정상들이 논쟁하는 듯한 분위기였으며, 당시 양국 실무자들 사이에서는 ‘재앙’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였다.

미국의 전직 관리들은 또 미국의 보수 정권과 한국의 진보 정권이 마주한 2005년 부시ㆍ노무현 대통령의 경주 정상회담도 최악의 순간으로 꼽았다. 당시 노 대통령이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과의 평화협정에 대한 보다 구체적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압박하자, 부시 대통령이 “나는 더 이상 얘기할 게 없다”고 맞서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 등 당시 부시 대통령을 수행했던 참모들은 이후 회고록에서 노 전 대통령을 ‘괴상한 인물’ ‘반미ㆍ정신나간 인물’로 혹평했다.

노무현 정부 초기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는 그러나 “문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실장 때 이미 미국을 상대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유익한 한미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워싱턴=조철환 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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