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커제 9단과의 치열한 대국이 3시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알파고의 대국 방식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알파고의 승리는 이미 기정사실화 됐기 때문에 지난해 이세돌 9단과 겨룰 때보다 알파고가 얼마나 강력해졌는지가 최대 관심사다.
23일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우전 컨벤션센터에서는 세계 바둑 랭킹 1위 커제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바둑TV 중계를 맡은 목진석 한국기원 대표팀 감독은 “가장 좋은 바둑은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것”이라며 “알파고는 이런 바둑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상대가 해오는 공격은 아주 쉽게 끊어버리고 또 도망가면서 재빨리 균형을 맞춰나가고 있다”며 “아주 빠르게 착수를 하는데도 실수는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날 커제 9단은 연신 고개를 가로젓거나 얼굴을 감싸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체념한 듯한 눈길로 바둑판을 조용히 내려다보기도 했다. 각각 주어진 3시간의 제한 시간 중 커제 9단은 약 40분, 알파고는 2시간 넘게 남겨뒀다. 알파고가 상당히 빠르게 착점하고 있는 셈이다. 승기는 알파고쪽으로 상당히 기울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날 대결 이후 알파고와 커제 9단은 25일, 27일까지 총 3번에 걸쳐 대국을 벌이게 된다. 이날 공개된 알파고는 지난해보다 확연히 진화된 2세대(2.0) 버전인 것으로 점쳐진다.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독일에서 가진 한 강연에서 “인간의 기보를 참조하지 않고도 학습한 알파고 2.0을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스스로 공부하는 알파고가 인간 방식의 바둑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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