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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맨체스터 아레나 테러…“22명 사망ㆍ50여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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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맨체스터 아레나 테러…“22명 사망ㆍ50여명 부상”

입력
2017.05.2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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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 공연 직후… 2005년 이래 최악 인명피해

경찰 “범인 사제폭탄으로 자폭테러” 내무장관은 “야만적 범죄” 규탄

영국 맨체스터 무장 경찰들이 22일 맨체스터 아레나 테러 사건 직후 주변에서 작전을 논의하고 있다. 맨체스터=AP 연합뉴스
영국 맨체스터 무장 경찰들이 22일 맨체스터 아레나 테러 사건 직후 주변에서 작전을 논의하고 있다. 맨체스터=AP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영국 북부에 있는 실내 경기장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미국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의 공연 중 폭발로 사상자가 발생했다. 대규모 관중이 밀집한 경기장에서 폭발이 일어나면서 최소 22명이 사망, 5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5년 수도 런던 지하철 테러로 52명이 사망한 이래 영국 내에서는 최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며 영국 전역이 공포에 떨고 있다.

그레이터맨체스터 경찰에 따르면 이날 공연이 끝난 오후 10시 33분쯤 경기장 외부로 나가는 입구에서 폭발이 발생, 공연을 마치고 장내를 떠나던 관객들을 덮쳤다. 아이언 홉킨스 그레이터맨체스터 경찰서장은 23일 “폭발로 인해 22명이 사망했고 59명이 부상을 입어 맨체스터 시내 8개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고 공개했다. 또 그는 피해자 가운데는 어린이도 있었다고 밝혔다.

폭발 원인은 자살폭탄 테러로 확인되고 있다. 홉킨스 서장은 “테러범이 급조폭발물(IED)을 들고 있다가 현장에서 자폭했으며, 현재까지는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지만 특정 네트워크가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앰버 러드 영국 내무장관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약한 이들, 어린이와 청소년을 의도적으로 노렸다”며 “야만적인 공격”이라고 규탄했다. 경찰당국은 추가 공격을 염려해 경기장 주변에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아레나 인근 맨체스터 빅토리아역에도 대피명령이 떨어져 전철의 운행이 23일 내내 중단된 상태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수천명의 관중들이 분홍색 풍선에 둘러싸여 도망가는 모습이 찍힌 동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공연장에 있었던 이사벨 호긴스는 스카이뉴스에 “모두가 패닉 상태였다”며 “복도가 (대피 인파로) 가득 찼는데 무엇인가 타는 냄새가 나고 연기가 많았다”고 상황을 전했다. 경기장 반대편에 있는 아파트에 사는 수지 미첼은 AFP통신에 “침대에 누워 있는데 큰 굉음이 들렸다”며 “집 밖으로 나와보니 많은 관중이 도망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2005년 런던 테러 이래 12년만에 최악의 테러가 발생하자 6월 8일 총선을 앞둔 영국 정치권은 선거운동을 멈추고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경찰이 끔찍한 테러 공격의 상세를 조사 중”이며 “희생자와 그 가족들의 슬픔을 함께 한다”고 밝혔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와 팀 패런 자유민주당 대표,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도 선거운동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공연을 진행한 아리아나 그란데는 트위터에 “(마음이) 무너졌다. 너무나도 미안하다. 말을 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유럽 투어 중인 그란데가 공연을 지속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미국 음악가인 니키 미나즈, 케이티 페리, 존 레전드 등이 트위터에 피해자들을 걱정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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