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노동기본권 존중 노측에 경영권 인정 요청
원청, 현대자동차에도 책임강조
안희정 충남지사와 복기왕 아산시장이 장기간 노사분쟁을 겪고 있는 갑을오토텍과 유성기업 노사에 대화를 촉구하며 평화로운 해결에 발벗고 나섰다.
안지사와 복시장은 22일 도청에서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갑을오토텍과 유성기업 노사분쟁 해결을 위한 정부에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했다.
안지사와 복시장은 ‘충남도와 아산시의 공동제안’이라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갑을오토텍과 유성기업 사태는 단순히 개별기업의 사업장 문제가 아니라 법과 상식이 통하지 않고 노동이 존중 받는 풍토를 형성하지 못한 노사 및 정부를 비롯한 우리 사회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사 간의 신뢰가 무너지고 이로 인해 불행의 그림자가 깃드는 것을 바라볼 수만은 없었다”며 “이제 과거의 방식을 과감히 떨치고 새로운 시각에서 정의롭고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만들어 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갑을오토텍과 유성기업 노사, 고용노동부, 사법부, 원청기업, 정부에 노동이 존중 받으며 정의롭고 평등한 노사관계가 되도록 책임 있는 역할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고용노동부에 불법대체근로 등 위법한 행위에 대해 관련법을 엄중하게 집행, 노동인권의 헌법정신이 지켜지도록 노력할 것을 제안했다.
사법부에는 노사분규의 장기화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 하도록 신속하고 공명정대한 사법절차를 진행해 노사관계의 기준 정립에 노력해 줄 것과, 노사는 법원의 판결을 수용하고 성실히 이행할 것을 요청했다.
사측에는 적대적 노사관계를 청산하고 헌법적 가치에 입각한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존중과 준수를 통한 노사갈등의 조속한 해결에 노력할 것을 호소했다.
노동조합에 대해서도 회사의 경영권을 존중하고 노동자의 기본적인 생활영위를 고려해 평화로운 노사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현대자동차 등 원청업체에는 협력업체에 대해 포괄적 책임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원만한 노사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안 지사는 “도와 아산시는 노동자에 대해 심리치유와 긴급복지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노사분쟁 해결을 위해 조정 역할을 하는 등 지역주민과 지역경제를 위해 지속적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시장은 “장기간 노사분규로 인한 소득이 끊긴 근로자 생계대책으로 생활비와 학비 등의 금융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며 “조속한 사태해결로 노사가 상생의 길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제력이 없는 공동성명의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충남도와 아산시가 노사에 대해 강제조정 권한이 없고 대화촉구와 평화해결을 위한 분위기 조성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두 사람이 원청업체인 현대자동차의 포괄적 책임을 강조한 것을 놓고 갑을오토텍과 유성기업, 현대자동차 등과 사전대화가 있었지 않았겠느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안 지사는 “노사분규의 최종 타결은 회사 측과 노동조합 지도자 간 결단에 있다”며 “이제는 대화를 통해 풀 시점으로 도지사와 아산시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충남 아산시 소재 갑을오토텍은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에 에어컨 모듈을 공급하는 공조전문기업으로 지난해 7월 임금교섭 과정에서 회사와의 갈등으로 노조 측이 파업에 돌입하자 사측이 직장폐쇄로 맞서면서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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