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대회 마친 용인시 공무원
운동장에 술병-음식물 등 방치
옛 경찰대 이용 시민들 불편
지난 21일 오전 경기 용인시 기흥구 언남동 옛 경찰대학교 운동장으로 아이들과 운동 겸 산책을 나온 김모(42)씨는 곳곳에 널브러져 있는 술병과 쓰레기 더미에 눈살이 절로 구겨졌다. 먹다 남은 음식물 쓰레기 등으로 악취까지 풍겨 불쾌한 마음에 나들이를 취소하고 집으로 다시 들어와버렸다. 김씨는 “전날 공무원 수천 명이 단합대회를 열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수준이 이 정도일지 몰랐다”고 혀를 찼다.
용인시 공무원 수천 명이 체육대회를 연 뒤 머물던 자리에 쓰레기를 그대로 두고 떠나 뒷말이 나오고 있다.
22일 용인시에 따르면 지난 주말(20일)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옛 경찰대 운동장에서 ‘용인시 공직자 한마음 체육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정찬민 용인시장을 비롯한 공무원 3,000여명이 참여했으며, 3,500만원의 예산이 투입돼 비보이 공연과 장기자랑 등이 펼쳐졌다.
하지만 행사를 마친 공무원들이 음식물과 빈 소주병, 맥주 캔 등을 그대로 방치하고 귀가해 민원이 이어졌다. 대낮 술판을 벌인 흔적은 다음날 일요일을 맞아 운동장으로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에 나선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목격됐다.
용인시 관계자는 “행사를 치른 직후 피곤해 일부 치우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공무원들이 다시 나가 정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옛 경찰대 부지는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소유다. 용인시는 ‘뉴 스테이(New Stay)’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LH로부터 대운동장(2만1,000㎡)과 체육관(7,000㎡) 등을 무상귀속 받기로 하고 지난해 11월부터 관리권을 넘겨받아 시민에 개방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