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차장과 법무차관 이ㆍ취임식
따가운 시선 의식한 듯 ‘자성 모드’
법무ㆍ검찰 수장 자리를 대행하던 ‘넘버 2’의 이ㆍ취임사는 자성으로 채워졌다. ‘돈 봉투 만찬’ 사건 이후 단행된 검찰의 파격인사와 다가올 고강도 개혁을 감안한 듯 떠나는 사람도, 시작하는 사람도 국민의 신뢰 회복과 절제를 강조했다.
22일 검찰총장 직무대행 직을 내려놓은 김주현(56ㆍ사법연수원 18기) 전 대검 차장검사는 ‘직이불사 광이불요(直而不肆 光而不燿ㆍ곧으나 너무 뻗지는 않고, 빛나나 눈부시게 하지는 않는다)’라는 노자의 말을 인용해 검찰권 사용의 절제를 당부했다. 그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합리적이고 균형감 있게 검찰권을 행사해 국민 신뢰를 높여가야 한다”며 “오로지 국민을 위해 의연하고 굳건하게 소임을 다해 나가면 결국 그 뜻이 국민들에게도 통해 신뢰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검으로 첫 출근한 봉욱(52ㆍ19기) 신임 차장도 “검찰이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하겠다”며 “정의롭고 믿음직한 검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법무장관 직무대행 자리를 물러난 이창재(52ㆍ19기) 전 법무부 차관도 “항상 겸허한 마음으로 흔들림 없이 국민들을 섬김으로써 국민의 신뢰와 공감을 받는 법무검찰을 만들어 달라”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 이 전 차관은 “법무검찰이 여러 가지로 어려운 시기에 저 혼자 짐을 내려놓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도 있다”며 “저의 결심으로 법무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조금이라도 회복되기를 바라는 소망이 있다”고 덧붙였다.
업무를 넘겨받은 이금로(52ㆍ20기) 신임 차관은 “(검찰이) 아직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법무검찰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있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검찰이 얼마나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는지,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고 공감을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다시 한 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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