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제보 4벌타’에 눈물을 쏟았던 렉시 톰프슨(22ㆍ미국)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킹스밀 챔피언십(총상금 130만 달러)에서 우승하면서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톰프슨은 22일(한국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 킹스밀 리조트 리버코스(파71ㆍ6,430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6타를 줄이며 전인지(23)를 5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3타 차 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한 톰프슨은 버디만 6개를 골라내 합계 20언더파 264타로 대회 최소타(종전기록 2008년 안니카 소렌스탐 19언더파)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또 지난해 혼다 LPGA 타일랜드에 이어 두 번째 최다 언더파(20언더파) 타이 우승 스코어를 작성했다. 우승상금 19만5,000달러(약 2억1,000만원)를 가져간 톰프슨은 유소연(27ㆍ메디힐)에 이어 상금랭킹 2위(90만202달러)로 올라섰다.
톰프슨에겐 남다른 시즌 첫 승이자 통산 8승째다. 톰프슨은 지난 4월1일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피레이션 마지막 날 선두를 달리다가 뒤늦은 4벌타로 유소연과의 연장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톰프슨은 당시 4라운드 12번 홀까지 3타 차 선두였으나 전날 3라운드에서 오소(誤所ㆍWrong Place) 플레이를 했다는 TV 시청자 제보로 순식간에 4벌타를 받았다. 오소 플레이로 2벌타, 그에 따른 스코어 카드 오기로 2벌타가 더해졌다. 그러나 시청자 제보를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하느냐가 논란이 됐고, 이 사건 이후 선수들의 억울함을 방지한다는 취지로 골프규칙까지 바뀌었다. 소위 ‘렉시 법’으로 불린다.
톰프슨은 이후 이달 초 LPGA 투어 텍사스 슛아웃에 출전해 공동 17위에 올랐고 ANA 인스퍼레이션 이후 나온 두 번째 대회에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톰프슨은 "ANA 인스퍼레이션 대회에서 일어난 일은 아쉬웠지만 어차피 지나간 일"이라며 "이제는 잊어버리고 앞으로 나가야 할 때"라고 소감을 밝혔다.
톰프슨은 전인지가 7번 홀(파5)까지 버디 3개를 잡아내며 2타 차까지 따라붙자 9번 홀(파4) 버디로 달아난 이후 줄곧 3타 이상의 격차를 유지한 끝에 여유 있게 우승을 차지했다. 4일 내내 선두를 한 번도 내주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전인지도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뽑아내며 4언더파 67타의 빼어난 성적을 냈지만 톰프슨의 벽을 넘지 못하고 합계 15언더파 269타로 2위에 올랐다. 지난 3월 뱅크오브호프파운더스컵, 4월 롯데 챔피언십에 이어 준우승만 3번째다. 최근 우승은 지난해 9월 에비앙 챔피언십이다. 전인지는 지난해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도 챔피언 조에서 톰프슨의 무결점 플레이에 6타 차 준우승에 머무른 바 있다. 전인지는 “보기 없이 좋은 경기를 했지만 톰프슨의 경기력이 워낙 뛰어났다"며 "톰프슨으로부터 많이 배우면서 즐겁게 경기를 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세계 랭킹 1위 경쟁을 벌인 리디아 고(20ㆍ뉴질랜드)와 유소연은 7언더파 277타로 나란히 공동 10위, 에리야 쭈타누깐(22ㆍ태국)은 4언더파 280타로 공동 19위에 그쳤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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