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자회사 설립해 직원 흡수
SK브로드밴드(SKB)가 자회사를 신설해 하청 대리점 직원 5,200여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한다. 문재인 정부가 정규직 확대를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자, 이런 결정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SKB는 홈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재 초고속인터넷 및 인터넷(IP)TV 설치ㆍ사후 고객 관리(AS) 관련 위탁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103개 홈센터 직원 약 5,200명을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직접 채용한다고 21일 밝혔다. SKB는 이를 위해 오는 6월 초 자본금 460억원 규모의 자회사를 100% 지분 투자를 통해 설립하는 안건을 주초 이사회에 상정해 의결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SKB는 홈센터로 불리는 독립 대리점과 업무 위탁 계약을 맺고 ASㆍ회원 유치ㆍ인터넷망 설치 등 업무를 맡겨왔다. SKB는 오는 7월부터 업무위탁 계약이 종료되는 홈센터 직원부터 자회사 정규직으로 채용해 2018년 7월까지 모든 홈센터 직원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또 자회사 구성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점진적 처우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대고객 서비스 질을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는 체계적인 육성 프로그램을 시행할 방침이다.
이처럼 직원이 자회사로 흡수되면 기존 대리점은 폐업이 불가피해 점주와의 갈등이 일어날 공산이 있다. 일부는 본사의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B는 이와 관련해 “그동안 대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온 홈센터 대표들을 대상으로 재고용, 영업 전담 대리점 운영, 회사 관련 유관사업 기회 부여, 그동안의 기여에 대한 보상 등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금도 해당 직원들은 대리점의 정규직이라 비정규직은 아니지만, 원ㆍ하청에 따른 '간접 고용' 사례에 속해 노동계에서 직접 고용 촉구가 적지 않았다.
업계 일각에서는 새 정부가 정규직 확대를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자, 이런 결정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SKB는 강하게 부인했다. SKB 관계자는 “오랫동안 내부적으로 고민해 결정한 사안이라, 새 정부를 의식했다는 지적은 오해”라고 전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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