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대미 특사인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이 17일부터 20일까지 이뤄진 워싱턴 방문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또 한미간 주요 현안에 대해 견해차이가 존재하지만 좁혀나갈 수 있는 여러 방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 특사는 20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길에 오르기 직전 한국 취재진과 만나,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워싱턴 조야의 생각을 상당히 비교적 정확하게 듣고 보고 가니까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준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또 대북 정책과 관련, “구체적 로드맵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가 많이 기여할 부분이 있겠지만, 속 내용을 채우는 작업이 중요하지 않느냐”며 “정상회담 때 한미가 같이 가는 데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공동 스탠스를 만들어 나가야 하고, 거기에 필요한 여러 가지 정보와 느낌을 가지고 간다”고 덧붙였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논란과 관련해서는 “한미 간의 문제인데 중국을 설득하면서 체면도 살려야 하지 않느냐”며 “한미 간 실무적으로 잘 협의해 중국과 공동 대처를 해가면서 중국이 잘 빠져나올 수 있도록 방책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싸울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귀국 후 행보에 대해서는 “나는 이것으로 (역할이) 끝난 것”이라며 “이런 일이나 밖에서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나는 나라를 위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직책을 맡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특사는 방미 첫날인 1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만나 문 대통령 친서를 전달했고, 18일과 19일에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 등 의회 지도자와 연쇄 접촉했다.
특히 매케인 위원장은 홍 특사 일행과의 면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사드 배치비용 부담 문제에 대해, “사드 배치 비용은 우리(미국)가 내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특사 일행에 따르면 매케인 위원장은 한미 동맹에 대해서도 “한미 동맹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가 잘 알고 있고, 같이 잘 해나가자”고 말했다. 또 최근 북한의 잇따른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해서는 “굉장히 화가 나지만 한미가 합쳐서 잘 대응하자”고 강조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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