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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렬ㆍ안태근… ‘빅2’의 굴욕적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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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렬ㆍ안태근… ‘빅2’의 굴욕적 퇴장

입력
2017.05.2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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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 만찬’ 검찰개혁 방아쇠로

사의 거절 당하고 좌천 불명예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연합뉴스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연합뉴스

‘살아있는 권력’인 현직 대통령을 구속기소한 이영렬(59ㆍ사법연수원 18기)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안태근(51ㆍ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감찰 대상으로 전락하고 굴욕적인 좌천을 당한 건 ‘돈 봉투 만찬’ 사건으로 불리는 한 번의 만남 때문이었다.

전말은 이렇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 기소한 지 나흘 만인 지난달 21일, 이 전 지검장은 특별수사본부에서 중임을 맡았던 차장검사 1명과 부장검사 5명 등 휘하의 6명과 함께 안 전 국장 및 그의 지휘를 받는 과장(부장검사급) 2명과 서울 서초동 한 음식점에서 만났다. 국정농단 수사로 6개월여 고생한 후배 검사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마련된 자리였다. 반주와 함께 식사가 이어지는 도중 안 전 국장은 수사하느라 고생한 후배들을 격려하며 “건강 잘 챙겨야 한다”는 덕담을 건넸다. 이 전 지검장도 “검찰국에서 잘 도와줘 수사가 잘 됐다”는 취지로 답했다.

문제는 이들이 서로의 후배에게 건넨 격려금이었다. 안 전 국장은 이 전 지검장을 제외한 서울중앙지검 간부들에게 70만~100만원씩을, 이 전 지검장은 검찰국 과장들에게 100만원씩 든 격려금을 건넸다.

이날 모임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돈의 성격과 출처는 물론 회동의 부적절성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안 전 국장이 지난해 7~10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1,000여회 휴대폰으로 연락(실제 통화는 120여회)한 것으로 알려져 조사를 받았기 때문이다. 민정수석과 검찰국장의 정상적인 업무 통화로 결론이 났지만 보기에 따라 “(내 사건을) 잘 처리해 줘 고맙다”며 건넨 돈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전 지검장이 건넨 돈은 직제상 상급기관 관계자들에게 건넨 것이어서 김영란법 위반 시비가 일었다. 돈의 출처인 특수활동비 용도 논란도 재점화됐다.

30여년 전부터 인연을 맺어 검찰 내 요직 ‘빅2’ 자리에 앉은 두 사람이 고생한 후배들을 격려하는 취지에서 가진 만남은 새 정부의 검찰개혁에 방아쇠를 당긴 셈이 됐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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