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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계규 화백의 이사람] 검찰 개혁 첫 수술 앞둔 조국 민정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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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계규 화백의 이사람] 검찰 개혁 첫 수술 앞둔 조국 민정수석

입력
2017.05.2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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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운명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손에 맡겨졌다. 역대 청와대가 민정수석실에 잘나가는 검사를 배치해 검찰 조직을 장악하려 했던 것과 달리 새 정부의 청와대가 검찰에 메스를 들이댈 수 있는 칼잡이로 비(非)검사 출신인 진보적 법학자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발탁하면서다.

조 수석에 대한 청와대 안팎의 기대는 실로 크다. 조 수석은 서울대 교수 시절 헌법ㆍ형사법의 폭넓은 지식과 인권 의식을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를 대변해왔다. 법치ㆍ원칙ㆍ개혁주의자이자 활동가로 검찰 개혁에 과감한 메스를 휘두를 수 있는 적임자라는 것이 중론이다. 조 수석은 다수 언론 인터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검ㆍ경 수사권 조정, 검사장 직선제, 공수처 설치 등 검찰 개혁의 방향에 대한 소신과 입장을 피력해 왔다.

조 수석은 임명 첫날부터 결연한 각오를 드러냈다. 그는 수석에 임명된 11일 기자들을 만나 “검찰이 막강한 권한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막지 못했다”면서 공직자 비리수사처 신설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 검찰 개혁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거가 시작되면 개혁에 아무도 관심을 안 가질 것이기 때문에 내년 6월 지방선거 전까지 검찰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못 박았다. 그가 지휘하는 민정수석실이 검찰 개혁의 전진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검찰을 위한 첫 수술대는 이미 마련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검찰 돈봉투 만찬’에 대한 진상규명을 직접 지시하면서다. 서울중앙지검의 이영렬 검사장, 법무부 안태근 국장 등 간부들이 지난달 21일 저녁 식사를 하면서 격려금을 주고 받았다는 보도와 관련된 의혹이다. 문 대통령이 집권하고 내린 다섯 번째 지시다. 청와대 측은 “검찰 개혁이 아니라 공직기강 차원”이라고 말했지만 정치권에선 이른바 ‘우병우 라인’을 향해 칼날을 들이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문 대통령의 ‘5호 지시’는 검찰 조직의 대대적인 수술을 앞둔 조 수석의 첫 번째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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