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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류현진 ‘악몽’ 털고 ML 통산 30승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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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류현진 ‘악몽’ 털고 ML 통산 30승 달성

입력
2017.05.1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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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와 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LA 다저스)이 4회말 타석 때 번트를 대려다 오른 팔에 공을 맞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연합뉴스
19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와 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LA 다저스)이 4회말 타석 때 번트를 대려다 오른 팔에 공을 맞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연합뉴스

벼랑 끝에 몰린 절박함이 온몸으로 묻어난 경기였다. 류현진(30ㆍLA 다저스)이 10실점 악몽을 털고 빅리그 통산 30승을 달성하며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 5⅓이닝 동안 홈런 두 방을 포함해 7안타를 내줬지만 2실점으로 막고 마운드를 내려갔고, 불펜이 팀의 7-2 승리를 지켜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4.75로 떨어뜨렸다. 79개의 공을 던지면서 볼넷과 몸에 맞는 공 하나씩을 허용하고 삼진 3개를 곁들였다. 특히 이날 승리로 류현진은 동양인 최다승 투수 박찬호(124승98패)와 김병현(54승60패)에 이어 한국인 투수로는 세 번째로 메이저리그 통산 30승(21패)을 달성했다. 빅리그 64경기 만이다. 류현진은 데뷔 첫해인 2013년에 14승(8패)을 거둔 데 이어 2014년에도 14승(7패)을 올렸다.

지난 12일 콜로라도전에서 데뷔 최악의 피칭으로 자존심을 구긴 류현진에게 이날이 사실상 선발진 잔류의 마지막 시험대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위기의식을 느낀 류현진의 간절함은 타석과 수비에서 더 빛을 발했다. 9번 타순에 배치된 류현진은 팀이 3-1로 앞선 2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우중월 2루타를 때렸다. 마이애미 우완 선발투수인 에딘손 볼케스의 초구 시속 153㎞를 때린 타구가 중견수와 우익수 사이에 떨어지자 2루까지 전력질주했다. 2014년 7월3일 클리블랜드전 이후 1,052일 만에 나온 개인 통산 6호 2루타다. 류현진은 다음 타자 체이스 어틀리의 중견수 쪽 안타 때 3루를 돌아 홈까지 밟았다. 숨을 고르고 3회초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1사 후 디 고든의 높게 튀어 오른 땅볼 타구를 펄쩍 뛰어 잡아 1루에 송구하는 기민한 수비 솜씨까지 선보였다.

류현진은 4회말 무사 1루에서 다시 타석에 들어섰는데 희생 번트를 대려다가 볼케스의 시속 147㎞ 빠른 공에 오른 팔뚝 부위를 맞았다. 부상이 우려돼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 순간이었지만 류현진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1루로 나가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몸에 맞는 공은 데뷔 후 처음이다.

마운드에서는 7피안타 중 4개가 장타였던 점은 숙제로 남았지만 류현진은 기대대로 노련한 볼 배합을 했다. 이날 류현진이 던진 공 79개 중 직구는 30개뿐이었다. 직구 구사율은 37.97%로 올 시즌 평균 직구 구사율(45.68%)보다 훨씬 낮았다. 변화구 비율은 62.03%로, 류현진은 체인지업(15개ㆍ18.99%), 슬라이더(16개ㆍ20.25%), 커브(18개ㆍ22.78%)를 고르게 던졌다. 슬라이더나 체인지업에 대비하던 마이애미 타선은 류현진의 시속 120㎞대 커브에 속수무책이었다. 류현진이 올해 커브 구사율을 20% 이상으로 높인 건 이날이 처음이다. 야구 통계사이트 브룩스베이스볼에 따르면 이날 류현진의 직구 최고 구속도 시속 150㎞였지만 스스로 아직 불안하다고 느낀 직구 대신 다양한 변화구로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다저스 타선도 모처럼 초반부터 류현진을 도왔다. 1회말 연속 3안타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코디 벨린저의 1루수 땅볼로 선취점을 얻었다. 2회말에는 야시엘 푸이그가 좌월 투런포를 터뜨려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한편 추신수(35ㆍ텍사스)는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와 인터리그 홈경기에 1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를 치고 볼넷 2개를 골랐다. 시즌 타율은 2할6푼2리가 됐고, 텍사스는 8-4로 이겨 9연승을 질주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미국 프로야구 LA다저스의 류현진이 19일 다저스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연합뉴스
미국 프로야구 LA다저스의 류현진이 19일 다저스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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