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자동 운전되는 인천지하철 2호선 전동차가 보호자는 미처 타지 못한 상태에서 아기가 탄 유모차만 태우고 출발한 사고가 또 발생했다. 인천 2호선을 운영하는 인천교통공사는 안전요원이나 폐쇄회로(CC)TV 관리통제 인력을 대거 늘리는 것 외엔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19일 인천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1시 44분쯤 인천 2호선 인천시청역 하행선 승강장에서 아기가 탄 유모차를 밀고 전동차에 오르려던 A씨는 갑자기 문이 닫히면서 미처 타지 못했다. 기관사가 없는 인천 2호선은 출입문이 열린 뒤 35초 후에 자동으로 닫힌다. 공사 측은 A씨가 놀라 스크린도어 뒤로 물러나면서 스크린도어가 닫히고 전동차가 출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스크린도어는 탑승객을 인지해 여닫히며 전동차는 스크린도어가 닫힌 뒤에야 출발한다.
유모차를 놓친 A씨는 문이 다시 열리기를 기다렸으나 전동차는 유모차를 태운 채 그대로 출발했다. 다행히 전동차에 A씨의 일행이 먼저 타고 있어 연락을 취해 A씨는 세 정거장 뒤인 만수역에서 아이를 찾았지만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인천 2호선 전동차가 보호자 없이 유모차만 태우고 출발하는 일은 지난 2일에도 발생했다. 당시 일행 없이 혼자 유모차를 밀고 전동차에 오르려던 B씨는 전동차에 있던 시민의 도움으로 다음 역에서 아이를 찾을 수 있었다. B씨는 당시 유모차만 태운 전동차가 출발한 뒤 즉시 신고했으나 조치가 취해진 것은 한 시민이 아이와 함께 다음 역에서 내린 뒤였다.
인천교통공사는 무인 자동 운전되는 인천 2호선 시스템상 유모차만 태운 채 전동차가 출발하는 사고를 막을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승강장에 유모차나 교통약자들이 쉽고 편리하게 전동차를 탈 수 있는 곳을 표시하거나 방송을 통한 안내 강화, (안전한 탑승을 위한) 캠페인 등을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열차 안에 한시적으로 배치하고 있는 안전요원을 승강장에도 배치하거나CCTV 관제요원을 더 늘리는 것도 한 방안이지만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 어렵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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