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복지제도 대상서 제외
인권위 권고 이후 뒤늦게 포함
세월호 참사 희생자로 최근 순직을 인정 받은 단원고 김초원(사망당시 26세) 교사의 유가족이 기간제 교사의 경우 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없도록 한 교육당국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순직 인정 여부 만이 아니라 기간제 교사에 대한 차별은 곳곳에 널려 있었음이 확인된다.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김 교사의 아버지 성욱씨는 지난달 말 수원지법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등을 상대로 5,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경기도교육청이 단원고 정교사는 모두 가입한 ‘맞춤형복지제도’의 적용 대상에서 기간제 교사를 제외시킨 책임을 묻기 위해서다. 김 교사는 해당 제도의 의무 가입 항목인 생명ㆍ상해보험에서 배제되면서 사고로 숨진 동료 정교사들이 5,000만~2억원의 보험금을 받은 것과 달리 사망보험금을 받지 못했다.
맞춤형복지제도는 정부가 운영하는 공무원 대상 후생복지 서비스로, 각 시ㆍ도교육청은 교원에게 연간 50만~60만원 가량의 복지포인트를 지원하고 이를 보험료와 건강관리, 여가활동 항목 등에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생명ㆍ상해보험은 필수 선택 항목이다. ‘공무원이 아닌 사람에게도 공무원에 준하는 복지제도를 적용할 수 있다’는 시ㆍ도교육청의 관련 조례ㆍ규칙 덕에 교육감의 의지가 있다면 기간제 교사들도 적용 대상이 된다. 하지만 소장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은 세월호 참사 당시인 2014년 4월 맞춤형복지제도 적용 대상에서 기간제 교사를 제외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4년 말 교육부와 17개 시ㆍ도교육청을 직권 조사해 “이런 차별이 부당하다”며 시정을 권고했고,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한 15개 시ㆍ도교육청은 뒤늦게 기간제 교사에도 맞춤형복지제도를 적용키로 했다.
소송 대리를 맡은 윤지영 법무법인 공감 변호사는 “기간제 교사들이 정교사와 같은 업무를 하는데도 복지 부문에서 차별 받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소송은 결과에 따라 기간제 교사들의 공무원 지위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