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주재 북한대사관이 건물 임대소득에 대한 세금 등 1,000만 유로(약 125억원) 상당을 미납한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17일(현지시간) 독일 공영 MDR, WDR 방송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SZ) 공동취재팀은 베를린 시 당국과 베를린 주재 북한대사관이 대사관 측의 임대사업과 관련해 오랫동안 법정 공방을 벌여왔다고 보도했다. 이들 언론에 따르면 양측은 결국 과세에 합의했으나 북한대사관이 밀린 세금 등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고 있음이 뒤늦게 드러났다.
현지 북한대사관이 시 정부에 납부해야 할 금액은 총 1,000만 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대사관은 최소 2004년부터 대사관 부지 내 남는 건물 공간을 독일 호스텔과 콘퍼런스홀 운영자에게 임대하고 있는데, 호스텔 측 임차료는 현재 기준 월 3만8,000유로(약4,700만 원)이며 컨퍼런스홀까지 합하면 4만 유로가 훨씬 넘는다. 이에 따라 밀린 세금과 벌금, 연체료 등이 과중해지면서 독일 외교부의 중재로 월 7,000유로씩 장기 할부로 납부하도록 합의됐으나, 그마저도 할부액 전액이 납부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시 관계자는 전했다.
세금 등이 장기 연체될 경우 통상 강제집행이 이뤄지지만 외교공관이라는 특성과 폭발성이 있는 사안이어서 집행되진 않고 있다. 임대를 준 건물 공간은 외교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아 과세할 수는 있으나 어쨌든 외교공관에 속하기 때문에 면책특권이 있어서다. 독일 정부는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과 유럽연합(EU)의 대북제재에 따라 해당 북한대사관의 임대 등 상업적 행위를 일절 금지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