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8개월형ㆍ집유 2년 유지
미국 비자 불투명… 선수 생명 위기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 강정호(30ㆍ피츠버그)의 항소가 기각돼 강씨는 선수생활 최대 위기를 맞았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부(부장 김종문)는 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은 강씨 항소를 기각했다. 강씨는 지난해 12월 2일 혈중알코올농도 0.084% 상태로 운전을 하다가 서울 삼성역 사거리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달아났다가 붙잡혔다. 당초 검찰이 벌금 1,500만원에 약식 기소했지만 법원은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 강씨를 정식 재판에 넘겨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강씨는 “징역형이 유지되면 비자 발급이 불가능해져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없다. 죗값이 너무나 크고 가혹하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도 야구 경기 판정에 비유하며 선처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야구에서도 (팀 또는 선수의 이의 제기로) 심판이 합의 판정할 때 비디오 판독을 하지만, 원칙적으로는 1심을 존중하도록 돼 있다”며 “이 사건 역시 양형 조건 등을 종합하면 1심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강씨의 음주운전 전력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음주운전으로 두 차례 벌금형 처벌을 받고도 다시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도주한 점 등 불리한 정상이 있어 1심 형이 무겁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강씨의 선수생활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으로 뛰고 있는 강씨는 1심 판결 이후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취업비자 갱신 신청을 거부당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미국 취업 비자 거부가 1심 판단에 기인한 것이라는 주장도 받아 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선고 직후 강씨는 어두운 표정으로 아무 말 없이 서둘러 법원을 떠났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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