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과 캐릭터 모습을 꽁꽁 감춰왔던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가 베일을 벗기 시작했다.
18일 '옥자'의 2분여 분량 예고편이 공개돼 그간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거대 동물 옥자가 최초로 모습을 드러냈다. 봉 감독은 지난 15일 '옥자' 기자간담회에서 "옥자는 돼지와 하마를 합친 듯한 동물"이라며 "옥자는 소녀 미자의 사랑과 모험을 다룬 영화"라고 소개한 바 있다.
예고편에 공개된 옥자는 봉 감독의 말처럼 돼지와 하마를 합성한 듯 보인다. 언뜻 보면 외양은 돼지와 비슷하지만 크기나 색은 하마에 더 가깝다. 특히 컴퓨터그래픽(CG)을 활용한 옥자의 움직임이 정교하다. 옥자가 미자와 함께 강원도 산 속에서 뒹굴고 넘어지거나, 괴한에게 납치돼 몸부림 치는 장면 등에서 움직임이 정교해 눈길을 끈다. 또 옥자가 기쁨과 슬픔을 표현하는 표정이 살아 있어 관객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듯 하다. 봉 감독은 이미 영화 '괴물'(2006)에서 CG를 이용해 상상의 동물을 창조해낸 바 있다.
예고편은 다국적기업 미란도 코퍼레이션의 최고경영책임자(CEO) 루시 미란도(틸다 스윈튼)의 대사로 시작한다. 미란도는 "우리에겐 기적이 필요했고, 그 기적을 이뤘습니다. 아름답고 특별한 이 동물은 축산업계의 혁명"이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우리 슈퍼돼지는 크고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고 사료도 적게 먹고 배설물도 적게 배출할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일단 맛이 끝내줘야지"라고 반전의 멘트를 날린다.
강원 산골의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미국 뉴욕의 화려한 도시까지 '옥자'의 예고편에는 형형색색 한 다양한 볼거리도 엿볼 수 있다. 영화는 옥자라는 새로운 거대 동물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현대사회를 풍자하고 비판한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옥자'는 19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최초 공개될 예정이다.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에서 투자한 '옥자'는 내달 28일 전세계 119개국에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며, 같은 달 29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된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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