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진료’ 박채윤 징역 1년… 남편은 집행유예
‘위증’ 정기양 전 자문의는 징역 1년 법정구속
이임순 집행유예, 김상만 벌금 1,000만원 선고
청와대를 몰래 드나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선으로 진료하고 하고,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박채윤(48ㆍ수감 중)씨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남편인 성형외과 원장 김영재(57)씨에겐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지난해 10월 ‘최순실 게이트’ 수사가 시작된 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처음으로 나온 법원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김태업)는 18일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박씨에게 징역 1년을, 김씨에 대해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특검이 제기한 비선진료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박씨에 대해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를 통해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와 관련한 혜택을 받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며 “박씨는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특혜가 제공되길 기대하면서 안 전 수석 등에게 지속적으로 금품 등 이익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씨는 박 전 대통령과 측근들의 국정농단에 주도적으로 편승해 이익을 취했다고 봐야 한다”며 “범행의 위법성이 크고 죄질이 매우 불량해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범행으로 인해 같은 처지의 많은 중소기업인이 공정한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꾸짖었다.
재판부는 남편인 김씨를 두고는 “청와대 공식출입 절차를 거치지 않고 관저를 방문해 성형시술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런 비선진료 행위를 숨기기 위해 청문회에서조차 거짓말을 했고, 박씨와 함께 안 전 수석 등에게 금품을 제공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다만 금품 제공을 부인인 박씨가 주도했다고 판단해 실형은 면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을 차명으로 진료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상만(55) 전 대통령 자문의에 대해선 비교적 가벼운 처벌인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당 대표였을 당시부터 진료내용이 공개되지 않길 원했다”며 “그에 따라 부득이하게 기록부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정기양(58) 전 대통령 자문의에게 실형을 선고해 위증사범에 대한 엄한 처벌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말 국회 청문회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리프팅 시술을 하려 준비하려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거짓 증언한 혐의로 기소된 정 전 자문의는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재판부는 정 전 자문의에 대해 “청문회장에서 거짓증언을 함으로써 국정농단의 실체를 알고 싶어하는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거짓말을 했다”며 “법정에서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주변인에게 그 잘못을 떠넘기려 했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국회 청문회에서 위증을 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임순(64) 순천향대 교수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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