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야 샤라포바(211위ㆍ러시아)가 곧 개막하는 메이저 대회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에 결국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프랑스오픈 대회 조직위원회는 17일(한국시간) “샤라포바와 팬들에게 미안한 일이지만 샤라포바에게 와일드카드를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샤라포바는 지난해 1월 호주오픈에서 약물 양성 반응이 나와 국제테니스연맹(ITF)으로부터 15개월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지난달 말 징계가 만료돼 코트로 돌아온 그는 1년 이상 공식 대회에 뛰지 못했기 때문에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에 나갈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
이 대회에 출전하려면 대회 주최 측이 주는 초청장인 와일드카드가 필요했다. 샤라포바는 이미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에는 와일드카드를 받아 세 차례 대회에 출전했다. 이 과정에서 약물로 물의를 빚고 코트로 돌아온 선수에게 투어 대회들이 앞다퉈 초청장을 내미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테니스 관계자들과 팬들의 시선은 샤라포바가 복귀 후 처음 열리는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이 어떤 판단을 내릴 것인지에 쏠렸다.
프랑스 테니스협회 베르나르 주디셀리 회장은 “팬들과 선수 자신이 실망할 수 있지만 이런 결정은 테니스라는 종목의 높은 기준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고 그런 조치를 시행하는 것은 나의 임무”라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샤라포바는 징계가 풀린 바로 다음 날인 4월 26일에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WTA 투어 포르셰 그랑프리에 와일드카드를 받고 출전했다. 이 대회 결승에 진출했더라면 자력으로 프랑스오픈 예선 출전이 가능했으나 4강에서 탈락하면서 자력 출전 가능성이 사라졌다.
일부에서는 샤라포바에게 본선 대신 예선 와일드카드를 부여하는 형식으로 대회 조직위가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으나 결국 샤라포바는 올해 프랑스오픈에 나갈 수 없게 됐다. 주디셀리 회장은 “징계 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샤라포바는 새로운 성공을 향해 나아갈 자격이 있다”면서도 “와일드카드는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에게는 줄 수 있지만 도핑 징계를 받고 돌아온 선수에게 주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강조했다.
샤라포바는 2012년과 2014년, 프랑스오픈 우승자다.
샤라포바는 또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WTA 투어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총상금 277만 5,745 달러) 단식 2회전 경기 도중 기권했다. 미르야나 류치치 바로니(22위ㆍ크로아티아)를 상대한 그는 1, 2세트를 주고받은 상황에서 열린 3세트 게임스코어 2-1로 앞서 있었지만 왼쪽 대퇴부 통증을 이유로 경기를 포기했다.
프랑스오픈 대회 조직위 발표가 나온 지 2시간 30분 후였다.
샤라포바는 이 대회 1회전을 통과하면서 7월 초 개막하는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 예선에는 자력으로 출전할 수 있게 됐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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