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축산경영과 공무원 25명
철통 방어로 ‘청정구역’ 지켜내
“몇 시간 차이로 AI 방역망 뚫릴 뻔”
“경북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빠르게’ 대응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방어선을 결국 지켜 냈습니다.”
경북도 축산경영과 25명의 공무원이 육지에서 유일하게 AI 경북 방어선을 지켜 냈다. 윤문조(55) 경북도 축산경영과장은 17일 “지난달 4일 충남 논산을 마지막으로 AI는 더 이상 보고되지 않고 있고, 한 달의 경계 기간에다 2주가 지난 18일이면 사실상 종식 단계로 접어든다”며 “정부는 AI 미발생 3개월이 지난 7월 3일쯤 세계동물보건기구(OIE) 청정국 지위 회복을 위해 공식적으로 AI 종식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발생 초기 ‘주의’와 ‘경계’에 머물던 AI 위기경보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12월 6일 밤 긴급방역심의회를 통해 ‘AI 위험지역 가금산물 반입금지’ 조치를 내린 것이다. 당장 7일 새벽 2시쯤 AI 발생지역인 음성 농장에서 닭 수만 마리를 싣고 포항IC를 통과하려던 트럭이 원천봉쇄됐다. 몇 시간 차이로 AI 방역망이 뚫릴 뻔했다. 농식품부조차 ‘AI 발생지역 닭 오리 반출금지’에 그친 시점에 ‘반입금지’라는 극약처방을 한 덕분이었다.
윤 과장은 “고병원성 AI H5N6 바이러스는 국내 처음인 데다 배출량도 많고 전파력도 3배가 넘어 선제적 예방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도는 지난해 12월 말 5만수 이상 산란계 농장 93호에는 별도의 전담공무원을 파견, 출입차량 소독과 위성항법장치(GPS) 장착 여부를 점검했다. 10만수 이상 관리하라는 농식품부 권고치보다 엄격했다. AI 방어용 우편 택배 수령요령도 전국 처음으로 만들었다. 우체국과 택배회사 직원을 포함한 외부인의 농장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세 살배기 아기의 엄마인 축산경영과 김미령(36)씨는 6개월간 새벽 출근, 한밤 퇴근의 쳇바퀴를 돌리면서 ‘경북 구제역, AI 대책본부 밴드’도 만들어 경북과 23개 시군, 농식품부 등 관련 기관 간 방역상황 정보를 실시간 공유, AI 유입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전국에서 383건의 AI가 발생, 닭과 오리 등 가금류 3,787만마리가 살처분되면서 계란값이 폭등했을 당시 ‘14’번 고유번호가 찍힌 AI 청정지역 경북의 계란은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가기도 했다.
김종수(50)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AI 발생 초기부터 몇 겹의 방역망을 치고, 산란계 밀집지역에 대한 관리를 지나치다시피 한 덕분에 날개 달린 조류 인플루엔자도 침투하지 못하고 있다”며 “AI가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경계의 끈을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안동=전준호 기자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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