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알갱이를 금이라고 속여 금은방 주인에게 판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피해자 박모(56)씨에게 구리를 금으로 속여 파는 과정에 가담한 혐의(사기)로 지명수배됐던 장모(70)씨를 검거했다고 16일 밝혔다. 박씨를 범행 장소로 안내하는 등 사기를 주도했던 정모(56)씨 등 2명은 지난해 불구속 입건됐다.
장씨 일당은 당시 2만원도 하지 않던 구리 알갱이 3㎏을 팔아 넘기며 피해자에게 6만 달러(현재기준 약 6,700만원)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 등은 지난해 1월 서울 종로구에서 금은방을 운영하고 있던 고향 친구 박씨에게 “금을 싸게 파는 아프리카인들을 안다”며 이태원으로 데려갔다. 각각 자신을 아프리카 가나와 케냐에서 왔다고 소개한 흑인 두 명은 샘플로 순도 99.8% 금 알갱이 한 알을 먼저 내밀어 박씨를 안심하게 했다. 박씨는 나머지 금 알갱이가 든 자루를 대충 들여다봤지만, 밤 늦은 시간 건물이 어두워 제대로 판별할 수가 없었다.
당시 가격 1억2,000만원이 넘던 금 3㎏을 현장에서 약 7,000만원에 싸게 산 박씨는 가게로 돌아간 지 1시간도 되지 않아 자루에 든 것이 금이 아니라 구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당시 흑인들과의 통역을 맡았던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나는 공모한 적 없다”며 “수고비로 받은 300만원도 돌려줬고, 아프리카인 2명은 이름도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당시 가짜 금을 거래한 아프리카인 2명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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