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 간염 환자가 최근 갑자기 늘면서 다시 유행하는 질병이 됐다. A형 간염은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먹거나, 주변 A형 간염 환자를 통해 쉽게 감염될 수 있어서다. 질병관리본부는 ‘2017 상반기 주의해야 할 10대 감염병’의 하나로 A형 간염을 꼽았다. 질본은 특히 5월부터 기온이 급상승해 여름 휴가철에 A형 간염을 비롯한 수인성 감염병을 조심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벌써 올해 확인된 A형 환자만 2,000명에 이른다.
특히 환자 10명 가운데 9명이 20~40대다. 최근 논문에 따르면 2014년 국내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은 20대가 가장 낮고 30~40대도 과거보다 낮아지고 있는 등 젊은 층이 A형 간염에 취약하다.
A형 간염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개인 위생을 청결히 하고 음식이나 물을 끓여 먹는 것이 일반적인 예방법이다. 그러나 한계가 있다. A형 간염 바이러스를 지닌 주변 사람과 접촉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ㆍ학교 등 집단생활을 하는 사람이나 해외여행 등을 자주 다닌다면 백신 접종으로 A형 간염 항체를 만드는 게 현실적인 예방법이다.
GSK의 ‘하브릭스’는 1992년 세계 최초로 출시된 A형 간염 백신이다. 프리필드 시린지 형태의 근육주사로, 백신 접종 후 2~4주 이내 항체가 만들어진다. 또한 1차 접종 후 6~12개월 내 2차 접종하면 항체가 20년간 유지된다는 면역원성 데이터도 있고, 접종자 가운데 90%는 40년간 항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A형 간염에 걸리면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는 만성 간염 환자에게 접종했을 때에도 면역원성을 보였다. 1995년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고, 지금까지 100여개국에서 3억 도즈 이상 접종됐다.
올 4월부터 18세 이상 성인용 하브릭스 백신 공급이 재개돼 A형 간염 예방이 더 쉬워졌다. 항체 없는 성인이라면 백신 접종으로 예방하는 것이 좋다. 항체 보유 여부를 모른다면 보건소 등에서 간단한 혈액검사로 A형 간염 항체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이 낮은 20~30대 성인은 별도의 검사 없이 접종하는 것이 권장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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