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빈 자리를 채워줄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요.”
배우 주원이 15일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SBS 새 월화드라마 ‘엽기적인 그녀’ 제작발표회에서 건강한 군 생활을 다짐하며 작별 인사를 전했다. 주원은 제작발표회 다음날인 16일 강원 철원군에 위치한 신병교육대에 입소한다. 사전 제작된 이 드라마의 첫 방송은 29일이지만, 주원의 입대 일정을 고려해 제작발표회를 앞당겨 치렀다.
이날 주원은 “당장 내일 입대하는데 기분이 굉장히 이상하다”면서도 “생각보다는 차분하고 편안한 느낌도 있다”고 담담히 소감을 털어놓았다. 군 복무로 인해 21개월간 공백이 생기는 만큼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을 고르는 데 한층 신중했다”고도 했다. 그는 “내가 사극이나 로맨틱코미디에 출연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팬들이 많았다”며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니까) 기왕이면 팬들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주원이 선택한 ‘엽기적인 그녀’는 차태현과 전지현이 출연한 동명 영화(2001)가 원작이다. 배경을 조선시대로 옮겨 사극판으로 리메이크했다. 엽기적인 행각으로 왕실의 애물단지가 된 혜명공주(오연서)와 청나라 유학파 출신 견우(주원)가 3년 전 공주의 첫 사랑 실종에 얽힌 음모를 함께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연서 이정신 김윤혜 정웅인 등이 호흡을 맞춘다.
주원은 “드라마를 촬영하는 도중에 혹시라도 입대 영장이 나오면 어쩌나 걱정하면서 촬영했던 기억이 난다”며 “모든 면에서 신경을 쓴 드라마이기 때문에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내가 없을 때 내 빈자리를 채워줄 드라마”라고 관전포인트를 꼽기도 했다.
영화에서는 차태현이 견우를 연기했다. 주원과 차태현은 KBS2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 함께 출연한 인연이 있다. 주원은 “드라마 출연을 결정하고 차태현 선배에게 연락했는데 저와 견우 캐틱터가 서로 잘 어울리는 것 같다는 응원을 받았다”며 기분 좋게 웃었다.
2시간짜리 영화를 16부작 드라마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에피소드와 인물들이 추가돼 영화와 차별화된 작품이 됐지만, 원작에서 남녀주인공이 처음 만나는 지하철 구토 신 같은 대표 장면들은 각색해서 드라마에도 담았다. 주원은 “시원한 액션극과 묵직한 정치극 면모도 있다”며 “영화와 다른 새로운 드라마로 봐달라”고 말했다.
이날 제작발표회는 주원의 입대 환송회를 방불케 하는 훈훈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주원은 거수경례로 사진 촬영에 응했고, 동료 배우 심형탁은 주원을 위해 군대 PT체조 동작까지 선보여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주원과 교제 중인 가수 보아는 “길지 않은 시간이니까 건강하게 다녀오라”고 격려했다는 전언이다.
주원은 군대에서 드라마를 시청하는 상황을 상상하며 “드라마가 좋은 성적을 내면 군대 선임들이 축하를 해주겠지만, 그보다는 아마도 오연서나 김윤혜에 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을까 싶다”고 웃었다. 출연 배우들은 드라마가 시청률 20%를 넘기면 주원의 훈련소 퇴소식 때 드라마 속 사극 분장을 하고 훈련소로 마중 가겠다고 약속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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