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해저 부패에 “고통스러운 기다림”
닷새째 세월호에서 미수습자로 추정되는 유해가 수습되면서 아직 돌아오지 못한 9명의 온전한 수습에 대한 희망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유전자정보(DNA) 검사를 거쳐 수습된 유해의 신원을 최종 확인하는 데는 한 달 가량이 걸린다.
14일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수색이 진행 중이던 4층 선미(배꼬리) 좌현 부근에서 사람 뼈로 추정되는 뼛조각 1점이 수습됐다. 오전 10시 40분과 오후 4시 20분에는 3층에서도 처음으로 객실 중앙부 우현에서 뼛조각 3점이 발견됐다.
4층 발견 지점은 지난 10일부터 두개골과 상반신, 바지에 담긴 하반신 등 다수의 골편이 연달아 발견된 지점이다. 지난 11일 인근에서 휴대폰, 지갑 등이 담긴 단원고 조은화양의 가방이 나왔다는 점에서 유골은 은화양일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3층은 권재근ㆍ권혁규 부자, 이영숙씨 등 일반인 승객이 머물렀을 가능성이 높다.
아직까지 추정만 가능한 상황이지만 두개골이 잘 보존돼 있을 경우 육안으로도 신원을 특정할 수도 있다. 서중석 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은 “치과 진료 기록, 이를 드러낸 과거 사진 등을 두개골 치아와 비교해 보면 신원은 대략 하루 이틀 만에 추정해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정확한 신원은 DNA 검사로 도출된다. 서 원장은 “바닷속에서 유전자가 훼손됐을 수 있기 때문에 유전자 채취 과정에만 최소 2,3주가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수습자 가족들도 신원이 확인될 때까지는 고통스러운 기다림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미수습자를 돕고 있는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유류품이나 유골이 발견된 위치를 봤을 때 수습된 시신이 은화양일 가능성이 크지만 어디까지나 추정”이라며 “다른 가족들도 차분히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본격적으로 날씨가 더워지면서 수색 작업의 피로도는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18일부터 시작된 세월호 선체 수색은 언제 마무리될 지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3층은 19개 구역 중 14개, 4층은 12개 구역 중 5개, 5층은 12개 구역 중 10개 구역에 진입하지 못했다., 나머지 구역도 수색에 방해가 되는 지장물 제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세월호 침몰 해역 해저 수색은 특별 수색 구역에 대한 종방향 수색이 끝나고 횡방향 작업이 준비되고 있다. 총 40개 구역 수색이 마무리되면 수중음파탐지기인 ‘소나(Sonar)’로 2차 수색을 벌일 계획이다. 세월호 선체에서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는 진흙은 총 4,952개 포대 규모다. 이 중 유류품과 진흙 분리 작업이 끝난 포대는 절반이 조금 넘는 2,630개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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