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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간접고용 비정규직 증가 ‘꼼수’에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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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간접고용 비정규직 증가 ‘꼼수’에 제동

입력
2017.05.1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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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고용 비정규직은 줄었지만

작년 간접고용 인력 8만명 돌파

공공기관 경영평가 잣대에 메스

文 “정규직화에 가점 주겠다”

임기내 11만 정규직화는 미지수

12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 4층 라운지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12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 4층 라운지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내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를 공언한 것은 선호도 높은 직장인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일자리의 ‘질’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공공기관 비정규직 문제를 사실상 외면해 온 기존 정책을 뿌리부터 뒤엎겠다는 뜻이다.

전 정권에서도 정부는 공공기관 비정규직 숫자를 줄이겠다고 다짐했다. 겉으로만 보면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규모는 감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공기관 밖 비정규직을 늘려 일자리의 질은 오히려 떨어졌다는 비판이 계속됐다. 12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342개 공공기관(공기업ㆍ준정부기관ㆍ기타공공기관)의 ‘소속 외 인력’은 8만188명에 달했다. 소속 외 인력이란 공공기관 직접 채용이 아니라, 외주업체를 통해 파견ㆍ용역 등의 형태로 고용한 비정규직을 일컫는다.

이 같은 소속 외 인력은 수년간 증가해 왔다. 2012년 6만2,493명, 2014년 7만1,608명을 거쳐 지난해엔 8만명 선도 돌파했다. 이에 비해 공공기관이 직접 고용하는 비정규직 숫자는 계속 줄어 2012년 4만5,057명에서 2014년 4만3,295명을 거쳐 지난해에는 3만6,046명 수준까지 감소했다. 공공기관 비정규직이 줄어드는 동안 기관 밖에서 비정규직 숫자는 더 늘어난 셈이다. 더구나 이러한 소속 외 인력은 임금 등 근로조건에서 직접 고용 비정규직보다 더 열악한 대우를 받는다.

공공기관 비정규직에 대한 지금까지의 정책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했다. 정부는 2013년 노동시장 이중구조(정규직ㆍ비정규직 격차)를 해소하겠다며 비정규직 1만2,000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고, 지난해는 비정규직 숫자를 정규직의 5% 이내로 제한하는 가이드라인도 내놓았다.

그러나 막상 실제 운영기준을 보면 공공기관 밖에서의 비정규직 증가를 사실상 방치하는 식이었다. 정부의 ‘정규직 전환’ 대상은 공공기관이 직접 고용한 비정규직으로 한정됐다. 더구나 공공기관 경영평가 시 직접고용 인력의 총 인건비 증가율이 정해진 기준을 넘으면 감점을 받는 만큼 공공기관 입장에선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늘리는 ‘꼼수’를 쓸 수 밖에 없었다.

새 정부에서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의 정확한 기준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이날 문 대통령이 언급한 정규직화 조치는 이 같은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까지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공사는 문 대통령에게 “금년 내 공사 소속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포함한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보고했다.

공공기관에서 생명이나 안전 등 핵심 업무를 외주화하지 않고 직영화하는 방안도 총인건비의 증가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가점을 주겠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이상 경영 효율화 쪽에 집중됐던 공공기관 경영평가 잣대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 대통령이 약속처럼 임기 내 11만명(직접고용 비정규직+간접고용 비정규직)에 이르는 공공기관 비정규직 모두를 정규직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천공항공사와 같이 재정 형편이 좋은 곳이야 정규직 고용 규모를 늘릴 수 있겠지만, 적자 폭이 큰 일부 공공기관의 경우 정규직화를 위해선 결국 정부의 출자(세금)에 기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시간 근무자 등 업무 특성상 비정규직이 어울리는 경우도 분명히 있는데, 근로자 전체를 일률적으로 정규직화하는 것이 과연 효율적이고 적절하냐의 논란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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