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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녹색에너지 우수기업대상] 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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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녹색에너지 우수기업대상] 기고문

입력
2017.05.12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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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택 한국에너지기술 평가원장
황진택 한국에너지기술 평가원장

요즘 TV에서는 혼자 생일을 맞은 남자가 “우울하니 기분이 나아질 수 있는 음악 부탁해”라고 허공에 대고 이야기하면 인공지능 시스템을 갖춘 기계가 상냥한 아가씨 목소리로 적절한 음악을 선택해주는 광고를 접할 수 있다. 몇 년 전 개봉한 영화 ‘그녀(Her)’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연인처럼 대화를 나누다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인공지능(AI) 사만다가 나온다. 이제 영화 속 사만다는 현실에 등장해 친구와 약속을 잡아주고 적절한 레스토랑을 예약해주는 등 우리 전반적인 생활패턴을 관장하는 새로운 문화가 돼가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인공지능은 우리와 소통하는 또 다른 형태의 친구일까? 이마저도 경계가 애매해져 가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당연시 하던 사람과 기계, 삶과 일,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기술 간의 경계를 뛰어넘어 인간과 기계의 융합, 현실과 가상 간의 결합을 통해 인간을 위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흐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우리 삶을 둘러싸고 있던 벽이 없어지는 환경변화와 맞물려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3차 산업혁명을 이끌었던 글로벌 기업들은 AI와 소프트웨어의 다양한 분야를 접목시켜 신성장동력 발굴에 앞서나가고 있다. 애플 CEO인 팀 쿡은 대표적 사업인 스마트폰 외에도 AI 자율운전 자동차 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애플맵 강화 등을 위해 구글의 위성 디자이너를 영입하는 등 기존의 스마트폰 회사라는 이미지를 벗어나 또 한번의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하만을 인수하고 자율주행차 경쟁에 뛰어든 삼성전자와 애플의 치열한 경쟁은 4차 산업혁명의 초기 글로벌 빅매치의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ICT 기업들도 에너지 관련 업체와 손잡고, 혁신기술과 산업의 융합을 통한 신(新)비즈니스모델로 새로운 시장을 열고 있다. 일례로, 포스코에너지는 생산 공장에 AI와 IoT를 접목해 ‘스마트팩토리’로의 변신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한강의 기적에서 이룬 세계최고 수준의 제조업 기반과 IT 인프라를 활용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우리 고유의 산업-에너지 융합 루트를 개척해야 하고, 이를 위한 창업과 융합의 생태계 구축에 정부와 민간이 전력을 경주해야 한다.

미래 에너지시장의 패러다임은 이미 잘 알고 있는 기존의 에너지 기술의 속성인 연속적이고 느리게 변화하는 모습과는 다를 것이다. 미래 에너지 시장은 수송, 통신, 소프트웨어 등 이종 산업과의 결합,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의 요소 기술 간의 융합을 통해 예측하기 어려운 모습으로 등장할 것이다.

미래 에너지시장에서 우리가 성공루트를 개척하기 위해선 에너지 기술정책의 방향은 어떻게 정해야 할까?

첫째는 수평적이고 분산화된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창출해야 한다. ICT 기반의 에너지저장장치와 에너지관리시스템 기술이 전통적 에너지시장과 결합하면서 에너지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하는 프로슈머(prosumer)가 등장하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에너지 거래와 가격 체계 등 기술융합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둘째는 기술융합의 시대에 맞는 협력기반의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이다. 내부기술뿐 아니라 타 기업 및 연구기관의 기술과 지식을 활용하는 개방형 혁신을 통해 기술융합의 효율성과 확장성을 높이는 전환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시장은 기술만의 관점이 아닌 인문, 예술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시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저항을 돌파하는 사회적 수용성뿐만 아니라 세계시장과 미래와 함께하기 위해서는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기술과 서비스가 그 요체일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의 에너지 시장에서 깨끗하고 똑똑함을 넘어 감동을 만들어내는 기술과 서비스가 무엇이 될지 에너지의 미래를 여는 사람들은 함께 지혜를 모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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