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에서 5위를 기록한 정의당이 소속 의원 1인당 득표수에서는 1위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은 가진 의석수 대비 가장 적은 표를 끌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대통령선거 후보자의 기호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소속 정당의 의석수 순서로 한다. 5ㆍ9 대선에서는 이 기호 순서와 각 후보의 최종 득표수가 일치했다. 기호 1번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342만 3,800표, 기호 2번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785만 2,849표를 얻었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699만 8,342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220만 8,771표,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201만 7,458표를 얻었다. 의석수 순위와 득표 순위가 동일하다는 것은 득표가 정당의 조직력과 연계돼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의석수 대비 득표를 따지면 이번 대선의 최종 승자는 심 후보다. 심 후보는 총 득표수를 소속 정당 의석수로 나눈 ‘1인당 득표 견인’에서는 33만 6,243표를 얻어 1위로 집계됐다. 득표율 6.2%의 정의당은 전체 출마 정당 중 유일하게 소속 의원 1인당 1%가 넘는 득표율을 견인했다. 의석수 40석의 국민의당이 의원 1인당 17만 4,958표를 끌어 모아 이 분야 2위에 기록됐고, 120석으로 원내 제1당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의원 1인당 11만 1,865표를 얻었다.
대선 직전 대규모 탈당 사태로 인해 20명의 의원으로 선거를 치른 바른정당은 의원 1인당 11만 438표를 기록해 4위에 올랐다. 바른정당 탈당파들의 복당으로 소속 의원이 107명으로 급증한 한국당은 막판 보수결집 바람을 일으키며 24%의 득표율을 얻어냈지만 의원 1인당 7만 3,391표밖에 끌어오지 못해 이 분야 5위를 기록했다. 의원 1인당 득표수만 본다면 정의당-국민의당-민주당-바른정당-한국당 순이 된다.
이 같은 결과는 선거 기간 당내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여파로 뒤늦게 후보를 선출해 선거운동에 뛰어들었고, 유세 대부분을 홍 후보의 개인기에 의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바른정당은 당내 단일화 논란과 대규모 탈당 사태를 봉합하지 못한 채 소속 의원 중 극히 일부만이 선거 유세에 참여했다. 반면 정의당은 지역 기반이 미약하고 소속 의원도 적지만 전체 의원이 적극적으로 선거 운동에 뛰어들었고, 상대적으로 진보 정당에 우호적인 수도권 표심에 집중하는 전략이 적중해 예상보다 선전했다는 분석이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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