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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배구 트라이아웃 좁아진 취업문, 코트를 수놓은 간절한 스파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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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배구 트라이아웃 좁아진 취업문, 코트를 수놓은 간절한 스파이크

입력
2017.05.1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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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 배구 트라이아웃 현장/사진=한국배구연맹

[장충체=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연습경기지만 연습이 아니다. 결승전보다 더 간절하다. 치열한 경쟁의식이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낸 생존 확률 16.6%(24명 중에 4명)의 취업 전쟁터다. 침묵은 선수들이 내지르는 기합과 코트를 내리꽂는 배구공의 둔탁한 음에 의해 간간이 깨질 뿐이다.

1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V리그 여자부 트라이아웃 현장의 풍경이다.

코트 한쪽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지켜보는 감독들뿐 아니라 관중석에는 많은 구단 관계자들이 나와 매의 눈으로 선수들 플레이를 하나하나 분석하고 살폈다.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는 선수들의 긴장감을 배가시켰다.

현장에서 뜻밖의 왕년의 스타를 만나기도 했다. 농구 선수 출신인 김유택(54) 전 중앙대학교 감독이다. 그는 여자 배구 트라이아웃에 나타난 이유를 묻자 "놀러왔다. 배구로 전향하려고"라는 농담을 던지며 웃었다. 김 전 감독은 20여 분간 여자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본 뒤 총총히 구장을 떠났다.

선수들의 눈빛에서는 반드시 뽑혀 한국에서 뛰고 싶은 간절함이 묻어났다.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최고조인 시기는 아니지만 자신의 실력을 조금이라도 더 어필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스트레칭이나 쉬는 시간에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적극적으로 나서 자신을 알렸고 하나같이 한국 프로리그에 대한 강한 동경을 표했다.

그 중 단연 주목을 받는 선수는 이바나 네소비치(29ㆍ세르비아ㆍ190cm)와 이리나 스미르노바(27ㆍ러시아ㆍ192cm)다. 한 구단 관계자는 "아직은 더 지켜봐야겠지만 구단들이 거의 비슷하다"며 "2번(이바나)과 3번(이리나) 선수다. 여기에 27번(테일러 심슨ㆍ191cm)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공식 연습경기 시작 전 만난 이바나는 유창한 영어 실력을 뽐내며 "여러 나라를 돌아봤는데 한국이 최고였다"면서 "한국의 문화가 좋다. 사람들은 정중하고 매너가 좋으며 열심히 일한다. 함께 하는 문화를 다시 느끼고 싶었다"고 5년 만에 돌아온 이유를 설명했다. 이바나는 지난 2011-12시즌 도로공사에서 뛰었다. 그해 5ㆍ6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실력자다. 24명 참가 선수 가운데 구단 선호도 1위에 오른 그는 이변이 없는 한 상위 지명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바나는 연습경기에 앞서 가진 간담회에서도 "지금까지 경험한 곳 중 한국이 제일 힘들었지만 그만큼 내가 성장할 수 있는 무대라고 생각한다"며 의지를 전달했다.

이리나는 "아시아 리그가 처음"이라면서도 "새 문화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새로운 리그, 빠른 배구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로버트랜디 시몬(30ㆍ쿠바)의 사촌 누나로 관심을 끈 리야네스 시몬(31ㆍ쿠바ㆍ188cm)는 "동생에게 한국은 시즌 준비가 매우 힘들지만 일단 시즌에 들어가면 괜찮아질 거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전했다.

IBK기업은행이 12일 있을 드래프트에 앞서 매디슨 리쉘(24ㆍ미국ㆍ184cm)과 재계약을 발표하면서 취업문은 더욱 좁아졌다. KGC인삼공사도 확실한 해결사 알레나 버그스마(27ㆍ미국)와 재계약 의사를 일찌감치 밝힌 상태다. 그래도 현장에 나타난 서남원(50) 인삼공사 감독은 "다른 팀에 갈 선수가 누구일지도 중요하기 때문에 기량을 보러 왔다"고 말했다.

차상현(43) GS칼텍스 감독은 "V리그는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그에 대한 각오가 돼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마음가짐을 독하게 먹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참가선수 24명의 운명을 결정할 최종 드래프트는 12일 서울 장충동 그랜드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다. 드래프트는 확률 추첨제로 진행되고 연봉 상한액은 15만 달러(약 1억7,000만원)다. 재계약 대상 선수와는 최대 18만 달러(2억1,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장충체=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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