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탈당파 복당 재논의”
洪은 “택도 없는 짓” 발끈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바른정당 탈당파 13명 일괄 복당’을 허용한 대선 직전 홍 전 지사 결정의 번복 가능성을 연일 시사하자 제1야당 당권 경쟁이 벌써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 권한대행은 11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절차와 규정을 무시하는 초당헌적 규정을 들고 나온 것은 맞지 않다”고 복당 결정 과정을 비판했다. 홍 전 지사는 6일 당헌 제104조 ‘대선 후보 당무우선권’ 규정을 근거로 최고의결기구인 비상대책위원회 동의 절차 없이 탈당 의원 일괄 재입당 및 친박(親朴)계 징계 해제를 특별 지시했다. 정 권한대행은 “해당행위를 하고 나간 탈당 인사에 대해선 경중에 따라 입당 여부 등을 최고위 또는 비대위에서 논의해야 한다”며 ‘논의 결과에 따라 복당이 거절될 수 있느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홍 전 지사의 당권 도전 여부와 관련해선 “홍 전 지사가 저한테 누차 ‘당선 안 되면 더 이상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고 견제했다.
홍 전 지사도 발끈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당권에 눈이 멀어 다시 한국당을 분열시키는 어떤 행동도 옳지 않다”고 지적한 데 이어,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의 저녁 자리 뒤에도 기자들에게 “복당 재검토는 택도 없는 짓”이라고 재차 비난했다. 자신의 결정을 재론하려는 당내 일각 움직임에 노골적으로 불편함을 드러낸 것이다.
당 안팎에선 두 사람의 신경전이 차기 당권 경쟁의 전초전이라는 해석이 많다. 홍 전 지사 측근은 “당장 (거취를) 말하는 건 아마추어 같은 행동”이라며 “보수의 새 리더가 홍준표밖에 없다는 게 입증되지 않았냐”고 말했다. 홍 전 지사도 전날 페이스북에 “이번 대선을 끝이 아닌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한 당직자는 “정 권한대행이 당 대표 도전을 위해 다음주 중반쯤 원내대표직을 사임할 것으로 안다”며 “새 원내대표 경선은 22, 23일,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는 다음 달 말이나 7월 초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친박 후보로는 4선의 홍문종 의원이 당권 도전 의사를 밝혔고 나경원(4선)ㆍ안상수(3선) 의원도 거론된다. 차기 원내대표 후보론 부산에 지역구를 둔 4선의 김정훈 의원이 우선 언급된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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