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검찰을 정권의 칼로 쓰지 않겠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검찰을 정권의 칼로 쓰지 않겠다”

입력
2017.05.11 16:51
0 0

신임 민정수석에 임명된 조국

“檢수사 지휘해선 안 된다”

임 비서실장 “靑, 부처 장악 안 해”

책임총리ㆍ책임장관제 구현 예고

文대통령 “세월호 다시 조사” 언급

임종석(왼쪽부터) 대통령 비서실장이 1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조국 민정수석, 조현옥 인사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이정도 총무비서관에 대한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임종석(왼쪽부터) 대통령 비서실장이 1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조국 민정수석, 조현옥 인사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이정도 총무비서관에 대한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문재인 정부가 출범 초반부터 역대 정부에서 관행적으로 이어오던 국정운영의 틀을 새로 짜면서 개혁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다. 수직적이었던 청와대와 정부 부처 간 관계를 수평적으로 변화시키고, 권력기관 장악의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청와대 민정수석에 비(非)검찰 인사를 기용하면서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청와대 직제개편안 의결을 위한 임시국무회의 소집을 알리며 “직제개편은 부처 자체를 청와대가 장악하지 않겠다는 취지가 강하게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도 이날 임명 발표 직후 “민정수석은 검찰의 수사를 지휘해서는 안 된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도 그랬지만 검찰을 정권의 칼로 쓰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라고 말했다.

임 실장과 조 수석의 발언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한편, 보수정권이었던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와의 차별화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와 정부 부처의 계열 분리는 문 대통령이 공약했던 책임총리ㆍ책임장관제를 통해 구현될 전망이다. 즉 청와대는 대통령의 공약을 선별하고 국정운영의 주요 어젠다를 중심으로 대통령을 보좌하는 데 집중하고, 총리와 각 부처 장관은 국정과제를 책임지고 추진하는 역할을 맡는다는 역할분담 구상이다.

새 정부의 구상은 박근혜 정부에서 김기춘 비서실장이 각 부처 위에 군림하면서 모든 권한을 장악했던 폐해를 청산하고 비서실 기능을 정상화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임 실장은 청와대 직제 개편과 관련해서도 “청와대 비서실 구조를 이전처럼 각 부처별로 세세하게 나누기 보다는, 각 부처별 대응 시스템을 살리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가 인사권을 통해 검찰 등 권력기관을 장악하고 무소불위의 힘을 행사하는 관행을 뿌리뽑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조 수석은 검찰 인사권과 관련해 “인사권은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에 있고 민정수석은 그 과정에서 검증만 할 뿐이지 인사권이 없다”면서 “그런 관행 자체가 완전히 틀렸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조 수석은 또 “수사는 검찰이 알아서 하는 것이고 (고위 공직자에 대한) 검증만이 민정수석의 정당한 권한”이라며 “검찰과 (민정수석은) 서로 독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조 수석 등 새로 임명된 참모진과 오찬을 함께 하며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특검 수사가 기간 연장되지 못한 채 검찰 수사로 넘어간 부분을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며 “그런 부분들이 검찰에서 좀 제대로 수사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하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제대로 활동하지 못한 채 종료한 세월호 특조위 활동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다시 조사됐으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탈(脫) 권위’를 시대정신으로 읽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던 분”이라며 “노 전 대통령을 보좌했던 문 대통령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