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취임 후 첫 외국 정상과의 통화
“한미동맹 굳건… 위대한 동맹관계”
북핵 해결 위한 양국간 긴밀한 협력 약속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30분간 전화통화를 갖고 한미동맹에 기초해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안보 위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외국 정상과 통화한 것은 처음으로 그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빚어진 외교 공백을 메우기 위해 본격적인 정상 외교에 착수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통화에서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공식 초청해 양국이 조만간 한미정상회담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달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밤 10시30분쯤 서울 홍은동 자택에서 가진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반도와 주변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상황 속에서 한미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축하 전화를 한 것으로, 대통령의 외교자문그룹인 ‘국민아그레망’ 단장인 정의용 전 주제네바 대사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권혁기 전 선대위 수석 부대변인이 배석한 가운데 30여분간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인들의 선택에 경의를 표한다”며 문 대통령에게 축하의 뜻을 전하고 “북핵 문제는 어렵지만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공식 초청하겠다”면서 “해외 정상으로서의 충분한 예우를 갖춰 환영하겠다. 우리 두 사람의 대통령 선거 승리를 같이 축하하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같은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와 앞으로 양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갈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도발 억제와 핵 문제 해결에 대해 안보 사안 중 높은 우선순위를 부여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가장 빠른 시일 내에 특사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워싱턴을 방문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위대한 동맹 관계’로 규정하고 “문 대통령이 조기에 방미해 한미 정상회담을 갖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미국도 조만간 한국에 고위 자문단을 파견, 문 대통령의 방미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초청 의사를 밝히며 “직접 만나기 전에도 현안이 있을 때 통화로 서로 의견 교환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도 “혹시 현안이 있으면 언제라도 편하게 전화해 달라”고 화답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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