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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포도 공연도 생략, 시민들 몰려와 찰칵찰칵 ‘탈 권위 취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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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포도 공연도 생략, 시민들 몰려와 찰칵찰칵 ‘탈 권위 취임식’

입력
2017.05.1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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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앞 대형 스크린으로 생중계

행사장 경호ㆍ교통 통제도 최소화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제19대 대통령 취임 선서식을 마치고 국회를 떠나며 환영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제19대 대통령 취임 선서식을 마치고 국회를 떠나며 환영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선서 행사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시종일관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앞서 경직된 대통령 경호 관행을 ‘소프트 경호’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던 문 대통령은 이날부터 이를 실천하면서 국민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장면을 연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오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취임 선서식에 참석했다. 국군 교향악대의 팡파르에 맞춰 환한 얼굴로 입장한 문 대통령은 단상에 오르기 전 허리를 깊숙이 숙여 참석자들에게 인사했다. 취임 선서식에는 정세균 국회의장과 황교안 국무총리 등 5부 요인과 국무위원, 국회의원, 군 지휘관 등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했다. 특히 의원 지정석을 따로 마련하지 않아 여야 의원들이 섞여 앉거나 일부 의원들은 자리가 없어 서 있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대선 경쟁자들 중에서는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유일하게 참석해 문 대통령과 악수를 나눴다.

20여분 간 진행된 문 대통령의 취임 선서식은 탈 권위에 방점이 찍혔다. 통상 취임식은 선출 다음해 2월 국회 앞 광장에서 참석자 수 만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성대히 치러지지만, 문 대통령은 당선과 동시에 업무를 시작해야 하는 만큼 취임 선서 위주로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다. 보신각 타종행사나 군악대와 의장대의 행진 및 예포발사, 축하공연 등은 모두 생략됐다. 대신 국회 앞 광장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찾아와 이를 생중계로 볼 수 있게 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수백 명의 시민들이 국회를 방문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주변 경호도 동선 위주로만 배치하고 행사장 주변 통신제한도 최소화했다. 때문에 국회 관계자는 물론 일반 시민들도 몰려와 문 대통령을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하고 환호를 보내는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행사가 진행됐다. 지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취임식 때 청와대 경호팀이 새벽부터 국회 앞 국회대로를 서강대로 남단까지 교통을 통제하면서 삼엄한 경비활동을 펼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문 대통령 측 관계자는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선서가 끝난 후 유일호 부총리 겸 경제부총리, 추미애 민주당 대표,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 등 여야를 망라한 진영의 환송을 받으며 국회를 나섰다. 문 대통령은 차량에 바로 오르지 않고 국회에 모인 시민들 방향으로 걸어나가 손은 흔들며 인사했다. 한 참석자가 문 대통령에게 휴대폰 ‘셀카’를 요청하자 흔쾌히 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시민들은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님 꽃길만 걸으세요”라고 외치면서 청와대로 향하는 문 대통령을 배웅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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