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아가 돌아왔다. 포미닛 탈퇴 후 홀로서기를 선언한 현아와 10인조 보이그룹 펜타곤의 멤버 후이와 이던이 뭉쳐 혼성 그룹 트리플 H를 결성했다. 지난 1일 첫 미니앨범 ‘199X’를 공개하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현아가 데뷔한 지도 10년이 넘었다. 트리플 H는 음악적 변화를 꿈꾸는 현아의 도전이다.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에서 “새로운 무대를 꾸며보자”, “변화를 한 번 가져보자”며 유닛 결성 제의를 해왔다. 현아가 연습생 시절부터 함께 한 펜타곤의 후이와 이던이 유닛에 합류했다. 셋은 데뷔 전부터 음악 이야기를 나눴고, 같이 음악 작업을 했다. 10일 서울 성수동 카페에서 이들을 만났다.
-데뷔 소감을 말해달라.
이던=“10년 차 선배와 함께 하는 게 영광이다. 누나(현아)가 많이 도와주셔서 즐거운 활동이 됐다.”
후이=“존경하는 선배(현아)와 함께 할 수 있어 너무 영광이다. 트리플 H로 함께 활동하는 게 재미있어 즐겁게 임하고 있다.”
현아=“타이틀곡인 ‘365 FRESH’처럼 신선함을 매일매일 가져가고 싶다. 올해로 데뷔 10년을 맞았는데, 갓 활동을 시작한 친구들과 함께 한다는 게 기대됐다.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기회라 생각한다.”
-높은 선배로 대하니 민망할 수 있을 텐데.
현아=“존경하는 선배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부끄럽고 낯 간지럽다. 일정을 소화할 때, 내겐 너무 당연한 일들이 두 분에겐 처음인 경우가 많더라. ‘내가 오래 되긴 했구나’하고 생각한다. 나는 작년에도 라운드 인터뷰를 했는데, 두 분은 이번이 처음이라 하더라”.
-트리플 H의 의미가 어떻게 다가오는지? 포미닛 해체 이후 심경은?
현아=“예전에는 욕심 많고 배움을 갈망했다. 계속 달려가는 느낌이었다. 이제는 조금씩 내려놓고 주위를 살핀다. 소박한 것에 감사하고, 사소한 일에 신기해 한다. 트리플 H도 마찬가지다. 막 음악 활동을 시작한 두 분과 새로이 시작하면서, 내게 기회와 인복이 많다고 느꼈다.”
-트리플 H 결성 과정?
현아=“작년 펜타곤 데뷔 직전에 소속사에서 ‘기회가 된다면 유닛 활동을 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어봤다. 너무 좋아 흔쾌히 수락했다.”
-트리플 H 결성 때 펜타곤 멤버들의 반응은?
이던=“많이 응원해줬다. 멤버 중 한 명이 앨범을 사서 ‘(앨범을) 열어보는 리액션을 찍어 올릴까요, 형?’하고 물어보더라. 너무 고마웠다.”
-미국 유명 레슬러 트리플H가 있다.
후이=“우리 세 명 모두 본명에 H가 있다. 트리플 H의 어감도 좋았다.”
현아=“이던과 후이가 레슬러 트리플 H의 팬이라고 한다. 구글에 검색하면 그분이 먼저 나오는데, 열심히 활동해서 우리가 먼저 나오도록 해야겠다. 같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각자 노력하면서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면 좋지 않을까?”
-팀 내 분위기는?
이던=“연습생 때 누나와 함께 한 적이 있다. 누나가 너무 편하게 해줘서 둘이 있을 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막상 셋이 있게 되니 어색하더라. 후이랑 단 둘일 때는 어색하지 않은데 말이다. 후이랑 누나가 마주칠 일이 많이 없어서 그랬나 싶다. 지금은 후이랑 현아 누나가 많이 친하다. 너무 친해서 가끔 서운하다(웃음). 이제는 셋이 친구처럼 잘 지내고 있다.”
-동료로서 각자의 장점은?
현아=“나는 궁금한 게 있으면 못 참는 성격이라 두 분께 많이 물어본다. 음악에 대해서는 두 분이 많이 안다. 또 두 분의 음색이 너무 좋고, 작사와 작곡을 할 줄 안다. 더 장점을 이야기하려 했는데 생각이 안 난다(웃음).”
이던=“후이는 누가 들어도 음색이 좋다. 춤도 잘 춘다. 현아 누나는 워낙 음색이 독특하다. ‘이 목소리는 현아 목소리’라는 걸 누구나 알 수 있다. 엄청난 장점이다. 내 얘기하자면, 평소 가사 쓰는 걸 좋아한다. 조금 색다른 가사를 쓰는 게 내 장점일 수 있을까(웃음)?”
-트리플 H 만의 색깔은?
현아=“정의를 할 수 없다. 세 명의 색이 너무 다르다. 노란색과 빨간색이 섞였을 때 주황색이 나오잖나? 총 세 가지 색이 나온다. 둘이 셋이 된다. 세 명이 섞였을 땐 더욱 다양한 색이 나온다.”
-뮤직비디오가 선정성 논란에 휩싸이면서까지 담고 싶었던 내용은?
현아=“청춘을 담고 싶었다. 특히 청춘이 얼마나 불안정한지. 또 평소에 자주 나타내는 감정선이 아니라,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사람도 표현하지 않던 감정을 나타내려 했다.”
-후이, 이던은 선정성 논란을 처음 경험해 쉽지 않았을 텐데?
후이=“굉장히 걱정했다. 감독님이 ‘뮤직비디오는 스토리와 주제가 중요하고, 그 외는 부가적’이라고 말씀하셨다. 부가적인 부분에 집중이 될 수 있겠지만, 우리가 보여주고자 하는 스토리와 주제를 봐주셨으면 한다. 또 누나가 굉장히 우리를 다독여줬다. 댓글 보지 말라고도 하시고.”
이던=“누나가 댓글 보지 말라고 전부터 말했다. 어느 날 누나가 뭐하고 있나 봤더니 댓글 보시더라. 왜 말과 행동이 다르냐고 물어보니 ‘누나는 많이 겪어서 괜찮아. 너희 상처 받을까 그런 거야’라고 했다. 좋은 반응이 담긴 댓글은 공유했다.”
현아=“동생들이 마음이 다쳐 준비했던 걸 미처 못 보여줄까 걱정했다. 논란이 되더라도 마음 다치는 일 없이 준비한 걸 보여주고 싶었다.”
-뮤직비디오의 어떤 장면에서 연기력을 가장 발휘했나?
후이=“마지막 장면에서 우리 모두가 체포된다. 서로 소리지른다. 기분이 이상했다. 이런 게 몰입인가 싶었다.”
-현아하면 섹시함이 떠오른다. 이미지 변신을 꿈꾸던 적은 없나?
현아=“전혀 없다. 어떤 여자가 섹시하다는 칭찬을 싫어할까? 10년 동안 밀어온 섹시한 이미지, 이제 와서 바꾸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새로운 걸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었는가?
현아=“큰 걱정은 없었다. 새로운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은 했다. 타이틀곡이 펑크 장르인데, 기존에 어떤 곡이 있었는지 찾아서 정리해봤다. 스타일링은 어떻게 할지 PPT를 만들 정도로 사소하게 신경 많이 썼다.”
-언제 서로를 선후배로 느끼는가?
후이=“사석에서는 친누나와 동생처럼 지낸다. 일을 할 땐 선배라고 느낀다.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들까지 누나가 챙기는 모습을 봤다. 경험이 많고, 생각이 넓은 사람이구나 하고 느낀다.”
이던=“첫 기자간담회 때 생각지도 못한 질문이 있었다. 어떻게 대답할까 생각하는데 누나는 바로 답하더라.”
현아=“제작발표회, 기자간담회 하면서 ‘두 분은 처음이지’라고 실감할 때마다 나는 그 동안 많은 경험을 했구나 생각한다.”
-어떤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는가?
이던=“신인답지 않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 어느 날 누나가 공유한 댓글을 보니 ‘신인 같지 않다’는 평가가 있었다. 종일 기분이 좋았다.”
현아=“‘세 사람이 즐거워 보인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 지금까지 두 번의 무대를 가졌는데, 그 얘기를 들어 기쁘다.”
후이=“나도 ‘셋이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가장 듣고 싶다.”
-목표가 있다면?
현아=“준비했던 걸 무대에서 다 보여주고 싶다. 음악적으로도 신나고 볼만한 무대라는 평가를 듣고 싶다.”
후이=“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좋고, 항상 최선을 다할 뿐이다.”
이던=“트리플 H 데뷔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다.”
이진우 인턴기자(서울대 경제학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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