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 명목 입금 강요하고
여직원에 ‘송이버섯이 남자 성기 같다’
‘애 가지면 잘라버리겠다’ 성적 수치심
조합장 “돈 빌리거나 성희롱 없었다” 부인
전북경찰청, 갑질 횡포 수사 착수
조합장이 자신의 주식 투자를 위해 직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입금하라고 강요하고 여직원에게 ‘송이버섯이 남자 성기 같다’ ‘애를 가지면 잘라 버리겠다’ 등의 성희롱과 협박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6일 전북의 모 조합 전ㆍ현직 직원들에 따르면 A(55) 조합장은 지난 1월 계약직 직원 B(28)씨에게 주식 투자를 한다며 1,000만원을 자신의 증권사 계좌로 입금시킬 것을 강요했다. B씨는 조합장의 집요한 요구에 어쩔 수 없이 대출까지 받아 빌려줬다.
조합장은 계약직으로 근무했던 B씨에게 “정식 직원으로 만들어주면 돈은 안 갚아도 되지”라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대출금 때문에 수개월간 심리적 압박을 받은 B씨는 조합장의 횡포를 견디다 못해 지난 8월 회사를 그만뒀다. B씨는 그제서야 돈을 되돌려 받을 수 있었다.
B씨의 계약직 입사 대가로 부모로부터 수백만의 뒷돈을 챙겼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또 취직을 대가로 1,000만원을 낸 조합 출자금도 B씨가 퇴직 후 곧바로 해지 신청 했지만 여태 돌려주지 않고 있다.
조합장의 횡포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여직원 C(27)씨에게 1,000만원을 빌려줄 것을 종용해 C씨는 조합장의 증권사 통장으로 500만원을 계좌 이체했다. 또 회계 업무를 담당했던 C씨에게 직원이 타 지역 발령으로 빼간 출자금 2,000만원을 강제로 대신 채울 것을 지시했다.
성희롱도 일삼았다. 조합장은 지난 추석명절 송이버섯선물세트에서 버섯 1개를 꺼내 C씨에게 ‘이게 남자 성기 같지 않냐’ ‘남자 고추 한번 보지 못했냐’며 심한 성적 수치심을 주고 ‘내 임기 중에는 나를 보필하고 30살 넘어서 결혼해라’ 등의 모멸감을 줬다. 회식자리에서는 여직원들에게 ‘애를 가지면 다 잘라 버리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
자신에 대한 직원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C씨를 대기발령 내는가 하면 ‘직원들에게 돈을 빌리지 말라’고 직언한 간부는 다른 부서로 발령 내는 등 보복인사를 하기도 했다. 퇴직한 B씨는 “조합장이 평소 폭언과 욕설이 잦았고 갑질 행동으로 직원들의 원성이 높았다”고 성토했다.
A조합장은 “나이 어린 직원들에게 아들과 딸처럼 잘 대해줬는데 직원들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돈을 빌린 적이나 성희롱을 한 사실은 일체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전북경찰청은 A씨의 갑질 횡포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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