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중국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이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까지 겹쳐 삼성의 브랜드 인기도 뚝 떨어졌다.
그야말로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지만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은 삼성에 포기할 수 없는 곳이다. 삼성전자는 곧 중국에 출격하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를 발판 삼아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중국 내 삼성폰 판매량ㆍ인기 뚝
9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판매량은 35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70만대보다 60%나 줄었다. 점유율은 8.6%에서 3.3%로 내려앉았다. 삼성전자의 순위는 화웨이(19.7%), 오포(17.5%), 비보(17.1%) 이른바 ‘중국 빅3’와 애플(10.1%), 샤오미(8.0%)에 이은 6위였다. 같은 기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점유율 22.8%(IDC 집계)로 정상에 오른 것을 감안하면 중국에서 얼마나 고전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2014년까지 중국 시장 1위 자리를 지켰던 삼성전자는 2015년 4분기 처음 5위권 밖으로 밀려난 뒤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1분기 판매량이 절반 넘게 감소한 건 중국 빅3의 성장 때문이다. 1위 화웨이는 판매량이 25% 늘었고 같은 모회사를 둔 형제업체 오포와 비보는 무려 81%, 60%씩 증가했다. 이들 업체에 수요를 빼앗긴 애플(-14%), 샤오미(-33%), 삼성전자는 모두 판매량이 줄었다.
세 업체 중에서도 삼성전자의 판매 감소세가 특히 컸던 건 갤럭시노트7 리콜 및 단종의 여파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배터리 발화 사태로 갤럭시노트7의 글로벌 리콜을 발표하면서 중국은 제외해 논란이 됐다. 문제가 된 배터리가 중국 출시 갤럭시노트7에는 들어가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지만, 이후 중국용 갤럭시노트7에 탑재된 배터리도 발화를 일으킨 것으로 확인되면서 현지 소비자들에게 거센 비난을 받았다.
여기에 사드 후폭풍까지 덮치면서 삼성전자의 중국 내 인기는 급락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산하 연구조직인 컨피덴셜리서치(FTCR)에 따르면 삼성 스마트폰의 브랜드 인기도(3개월 이내에 구입할 의향이 있는 브랜드)는 지난해 1분기 14.7%에서 올 1분기 4.8%로 10%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절대 포기는 없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에는 현지 휴대폰 영업 등을 담당하는 중국법인 무선사업부 수장을 권계현 부사장으로 전격 교체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을 이끄는 고동진 사장은 3월 미국 뉴욕 갤럭시S8 공개 간담회에서 “새로 파견한 휴대폰 책임자에게 2년 정도 시간을 주고 같이 뛸 것”이라며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 공을 들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관건은 갤럭시S8의 성적이 될 전망이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곧 갤럭시S8 현지 예약 판매에 들어가 이달 중순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8는 한국, 미국 등 먼저 출시된 국가들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중국 내 흥행에 대한 기대도 높다. 고 사장은 “중국에서 지금 상황이 굉장히 어렵지만 중국 소비자들이 그래도 좋은 제품은 알아봐 줄 것으로 믿고 있다”며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시장 점유율을 반드시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